원희야, 최근까지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는 네 말이 엄마를 가슴 아프게 하는구나. 너의 그 견고한 이미지가 여전히 도드라지게 융기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자신에 대해 엄격한 평가와 더 좁고 치열한 너의 학문의 행로를 감당하기 위해 너는 더 단단히 신발 끈을 단단히 조여매고 있었구나.
경제학을 전공으로 정하면서 학부 4년에 석사학위까지 마치려 한다는 말에 놀랐다. 또 어려운 공부과정 때문에 너를 더 힘들게 하지 않을까 엄마는 너무 걱정스럽다. 처음 하버드대학에 갔을 때 속상하지만 겸허하게 인정했다는 언어의 장벽! 그래서 씁쓸하지만 거기서 다시 한국에서 주렁주렁 달고 왔던 공부수재, 천재라는 단어와 수식어들을 떼어내고 가장 낮게 시작하려 했다는 네 말이 지금의 너를 만들었구나 싶었다. 그래, 그랬구나. 내가 이렇게 단단한 아이가 된 것은 그 치열함이 너를 키웠구나. 이제는 네 얼굴빛이, 네 자신감이 저 봄빛에 만개하는 꽃들 같구나.
엄마는 좀 쉽게 천천히 공부하라고 하고 싶지만 네 결정을 존경한다. 하지만 네 꿈을 하나하나 세상에 정확히 박음질하기 위해 그 어떤 것보다 먼저 네 가슴에 새기고 살아야하는 것은 네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다. 또 지금처럼 신앙생활도 잘해주길 바란다. 너를 위해 기도할게. 사랑한다. 원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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