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타대학 심리학연구팀은 심장질환을 앓은 적이 없는 60~70대 부부 150쌍을 대상으로 부부싸움이 심혈관 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3년 간 연구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BBC등이 지난달 4일 보도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부싸움 때 거친 언어와 격한 분위기는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심혈관에서 혈류를 방해하는 혈반(plaque)의 생성을 돕는 석회성 물질의 수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남편과 똑같이 적대적으로 다툰 아내들은 심혈관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신이나 아내가 우월적 억압적 행동을 과시했던 남편들은 그렇지 않았던 남편들보다 질환을 앓는 증세가 더 심했다.
인류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 가장 많이 일어난 싸움이 부부싸움이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가장 많이 싸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데, 요즘은 물베기가 아니고 무베기라고 한단다. 웃고 넘기기엔 좀 심각한 말이다. 부모자식 사이는 일촌이고 형제 사이는 이촌인데 부부사이는 무촌이다.
부모자식사이나 형제 사이는 싸우고 안 만나도 그 촌수를 끊을레야 끊을 수가 없다. 부부는 무촌이라 좋을 때는 한 몸처럼 좋지만 싸우고 안 만나면 무베기가 되고 마나 보다. 부부싸움을 무베기로 끝내지 않으려면 부부싸움에 대한 노하우도 알아야 하고, 부부싸움의 규칙도 치켜야 한다.
규칙을 지키지 않는 부부 싸움은 반칙이어서 남는 것은 무익한 후유증뿐이다. 첫째, 비폭력적이어야 한다. 둘째, 경기장(집)에서 해야지 경기장 밖은 위반이다. 셋째, 부부 싸움에는 관중이 없어야 한다. 넷째, 속전속결이 이롭다.
다섯째, 제발 비교(상대방을 다른 사람과)는 하지 말자. 여섯째, 인격을 모독하는 인신공격은 하지 말자. 일곱째, 싸우는 목적을 이탈하지 말자(과거를 들추지 말라). 여덟째, 승부에 연연하지 말자. 아홉째, 누군가는 꼭 비장의 무기를 사용해야 한다. “내 탓이요. 내 잘못이요”라고…. 부부 싸움은 전쟁이 아닌 일종의 부부생활 증진을 위한 불협화음적인 스포츠일 수 있다.
결혼사진을 찢어놓고, 살림을 부수고, 옷을 찢고…. 이런 치명타는 한번, 두 번은 통하지만 그 이상 하면 약점이 된다. 어쨌든 부부싸움은 되도록 안 하는 것이 좋다. 뭐든지 자주하면 습관이 되므로 부부싸움도 예외는 아니다.
사실 별것도 아닌 일로 싸움을 했든 꼭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든 부부싸움의 뒤풀이 자리만큼 서로의 마음을 탁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기회도 드물다. 평소 땐 이런저런 일로 부부가 둘만의 시간을 갖기 어려웠다면 이때가 그 동안 묵은 갈등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함정은 있다. 자칫하면 서로 잘해보자고 시작한 대화가 부부싸움의 연장전으로 비화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최악의 사태를 방지하려면 상대방의 입장을 들어보고 그에 대한 충분한 대화가 이루어진 다음에 자신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킬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부부란 서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관계이지 누가 누구를 내 입장으로 끌어들이는 관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신은 남자와 여자를 달리 창조 하셨다. 남자와 여자는 몸뿐만 아니라 생각도 언어도 너무 다르다. 남녀불협화음은 90%가 대화방식의 차이에서 온다. 남자는 말 자체를 중요시하는데 비해 여자는 말속의 뜻을 생각한다. 여자는 대화를 통해 공감과 위로를 얻고자하지만 남자는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충고를 하려든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 틀렸다고 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차이’를 인정하고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어 가야한다. 부부의 행복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99%의 노력과 1% 사랑의 실천으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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