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정민 기자 |
요즘 아산시 소속 공무원은 물론 상당수 기업체 관계자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하소연이다. 솔직히 ‘신문사밥’을 먹고 있는 입장에서 이같은 소리를 들을 때 마다 매우 억울하기도 하고 자존심 상하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나 일부 소위 ‘명함 기자’들의 행태를 지켜보노라면 충분히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다.
현재 아산시의 경우 무려 20여개가 훨씬 넘는 신문들이 매일 아침마다 펼쳐지지도 못한 채 폐지수거함으로 직행하고 있다. 게다가 주간지와 특수지는 물론 경기도를 비롯, 중앙지인지 지방지인지 정체조차 모호한 신문기자들까지 합치면 ‘기자님’들 숫자가 5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사현장마다 ‘먼지만 나면’ 달려드는 일부 사이비 기자들의 협박에 심지어는 아예 ‘봉투’를 상비하고 있는 현장도 있다고 한다.
또 일부는 아파트 건설붐이 일면서 분양광고를 따기 위해 현장관계자가 먹히지 않으면 약점을 미끼로 관계 공무원을 간접적으로 괴롭히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특히 아산시의 경우 신도시와 삼성LCD단지 조성 등의 여파로 각종 개발이 잇따르면서 수도권 일대 신문은 물론 심지어 면 단위에서 발행되는 2∼4쪽짜리 ‘소식지’까지 ‘무늬만 기자’들을 풀어 놓아 곳곳에서 설쳐대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정작 열악한 여건하에서도 기자를 ‘천직’으로 여기며 양심과 자존심을 최후의 보루로 활동하는 기자들까지 ‘도매금’으로 취급받는 지경에 놓였다. 이는 사이비 기자들의 처신도 문제지만 이를 받아주는 당사자들에게도 일말의 책임도 있다는 지적이다.
냄새 나는 곳에 파리가 몰리듯 기자 명함만 내밀면 무조건 ‘당근’으로 입막음하려는 행태 또한 개선돼야 한다.
초임기자 시절 “호랑이는 배가 고파도 풀은 뜯어먹지 않는다”라는 금언을 전해 주던 고참 기자의 말이 새삼 귓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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