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칼럼] 충청인의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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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칼럼] 충청인의 선거

  • 승인 2006-04-04 00:00
  • 푸른외과 강명식 원장푸른외과 강명식 원장
얼마 전 신학기가 되면서 각 학교 내에서 학생 간부를 뽑는 선거가 치러졌단다. 반장, 부반장, 회장, 부회장 뭐 그런 간부들을 선출하는 선거다. 그런데 초등학교의 간부선거가 참으로 걱정스럽다. 반장에 나온 어린이가 자기반의 학우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고 삼삼오오 몰려다니면서 다른 후보들을 괴롭히는 일까지 있다고 한다. 초등학생들이 이런 행동을 할 정도로 영악해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는 대부분 그들 부모들의 잘못된 생각이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 민주주의가 처음 도입되어 선거를 치른 광복 후의 민주화 정착시기에 여러 가지 부정적 요소들이 있지만, 그중 가장 부끄러운 일이 부정선거 및 부정 투표로 얼룩진 역사일 것이다. 권력을 갖고 있거나 갖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온갖 부정한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더럽힌 자들의 과오지만, 이런 민주주의 초기의 불법 및 부정선거의 잔해가 아직도 우리 기성세대의 사고에 깊숙이 자리 잡아 그것의 윤리적 타락을 묵과하고 있다고 생각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들의 희망인 어린이들에게서 이런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이루어진다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더 이상 언급하지 않더라도 그 폐해는 보지 않아도 끔찍한 것이다.

민주주의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짧은 민주주의 역사의 대가를 처참하게 치른 나라다. 자유당 부정선거 후 군사독재 그리고 광주 민주화항쟁으로 이어지는 피의 대가가 그것이다. 물론 여물지 못한 민주주의가 단단해 지는 과정에 있었던 일이라고 치부 할 수도 있지만, 시민의식에도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높은 시민의식은 법으로의 억제로만은 불가능하다. 교육의 정도와 부모들에 의한 어린 시절부터의 교육이 없이는 높은 시민의식을 갖추기는 어려운 일인 것이다.

어른들의 선거인 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항상 선거철이면 그렇듯이 선거에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람들은 그다지 관심이 없기 마련이지만, 실제 선거는 아주 중요한 의무이며 의식이다. 오히려 우리나라에 민주화가 이뤄진 얼마 전부터 투표율이 아주 저조하다. 물론 어떤 사회주의투표와 같이 100%에 육박하는 투표율에 100%에 다다르는 지지율 또한 정상은 아니며 이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자치단체장 선거가 대통령 선거보다 시민들의 관심이 덜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어쩔 수 없는 현상일 것이다. 그러나충청인들은 아주 현명하고 성숙되어있다. 대선 때엔 각 후보자들에게 절묘한 표의 분배로 당락을 결정하는 캐스팅 보트역할을 매번 해왔고, 국회의원 선거때엔 각 정당별로 황금비율의 의미 있는 수의 국회의원을 선출했다. 특정정당에 몰표를 주는 과오를 범하지 않는 현명함을 보여준 곳이 바로 충청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현명한 판단과 의식 있는 투표로 역시 다른 충정인의 힘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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