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아침] 나무를 심는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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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 나무를 심는다는 것은.....

  • 승인 2006-04-03 00:00
  • 서승진 산림청장서승진 산림청장
며칠전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우리가 가정생활이나 출퇴근 등 일상생활에서 에너지 사용에 따라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려면 국민 개개인당 일생동안 몇 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하는지를 계산해주는 프로그램인 ‘탄소나무 계산기’를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에 따르면 3인 가족이 20~29평 아파트에 살면서 배기량 1500~2000cc의 가솔린 자동차 1대로 연간 1만 5000㎞를 운행하고 대중교통은 지하철 및 버스를 주로 이용한다면 연간 약 3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상쇄시키기 위해서는, 잣나무 묘목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일생동안 국민 개인당 978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다른 연구결과에 따르면 2003년을 기준으로 640만여ha에 이르는 우리나라 산림이 1년간 국민에게 제공하는 공익기능가치 즉, 수원함양, 대기정화, 산림휴양, 토사유출방지, 정수기능, 토사붕괴방지, 야생동물보호 등의 기능을 금액으로 환산했을 때 그 가치는 무려 58조8813억원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이는 매년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산림으로부터 약 123만원 정도의 혜택을 알게 모르게 얻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계산이다.

이상의 두가지 연구결과는 인간이 일상에서 산림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혜택을 받으며 살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다.

하지만 어찌 산림, 즉 산과 나무가 우리 인간에게 이와 같은 현실적인 혜택만을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산과 나무는 이와 같은 인간의 현실적인 요구에만 부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산과 나무는 인간의 정신적인 시름을 해결해주고 세상을 넓고 길게 볼 수 있는 지혜까지도 제공해 준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때로 우리는 마음에 시름이 있거나 잘 풀리지 않는 난제에 부닥치게 되면 산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그렇지만 정치의 세계, 비즈니스의 세계와 같이 경쟁이 치열하고 문제의 심각성이 훨씬 복잡 다양한 세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일수록 산을 찾아 문제의 실마리를 찾고 새로운 시도의 돌파구를 찾는 사례는 더 많다. 이런 경우 산은 기꺼이 자신의 팔과 다리 내어 인간을 자신의 품에 들게 해준다.

또한 나무는 험한 산길에서 자신의 몸뚱이로 인간의 손잡이가 되어주고, 산행의 동반자가 되어주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산과 나무는 아무 말이 없지만 복잡한 문제와 고통스러운 시름을 인간 스스로 해결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하는 지혜의 세계로 인도해준다. 더 나아가 자신의 어깨와 머리 위로까지 인간을 올려 세상을 넓고 긴 안목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이처럼 산과 나무는 인간의 시름을 해결해주고 세상을 넓고 길게 바라볼 수 있는 지혜까지도 아낌없이 주는 존재다.

전 세계적으로도 우리의 식목일과 같이 나무 심는 날을 정해서 나무 심기를 권장하고 있다. 일본은 4월 4일을 ‘식수제’라 해 천황이 참가하는 전국적인 규모의 나무 심는 날을 정했으며 황태자가 참석하는 ‘육수제’(9월 16일)도 운영하고 있다. 독일도 해마다 4월중 하루를 ‘나무의 날’로 정해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도 4월 마지막주 금요일을 ‘식목일’로 정해 나무 심기를 권장하고 있다. 이렇게 각 나라마다 나무 심기를 권장하는 것은 나무와 숲이 가진 능력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큰 나무 1그루는 4사람이 하루에 필요한 양의 산소를 공급 하고 한 그루의 건강한 나무는 공기 1ℓ당 7천개의 먼지입자 감소시킨다. 또 개인주택에 나무가 바람을 막아주면 난방비의 10~15%가 절감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50년 간 나무가 자라면 한 그루의 나무에서 3400만원에 해당하는 산소를 생산하고 3900만원에 해당하는 물을 재생산하며 6700만원에 해당하는 대기오염물질을 제거한다.

오는 5일은 61주년 식목일이다. 식목일은 나무를 심고 가꾸는 날이지만 나무를 심는다는 것이 어찌 이런 현실적인 목적에만 있을까? 나무를 심는것은 우리의 희망을 심고 지혜를 가꾸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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