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재정에 부정적 영향 우려
민간의료보험 활성화를 놓고 보건의료계와 경제계 사이에 찬반공방이 뜨거운 가운데 보험사가 취급하는 암보험 가입자의 의료 이용량이 미가입자에 비해 훨씬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면밀한 검토없이 민간의료보험을 확대할 경우 도리어 의료이용의 증가로 인해 공보험인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지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성균관대의대 사회의학교실과 삼성의료경영연구소의 강성욱·권영대·유창훈 연구팀은 지난 29일 우리나라 민간의료보험의 대표적 형태인 암보험이 암환자의 의료이용과 의료비 지출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한 연구논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논문은 서울 시내 한 종합병원에 2003년 입원한 위암, 간암, 폐암 등 3개 암환자 4173명이 입원 전후인 2002년, 2004년을 포함한 최대 3년 간의 의료이용(입원진료·외래진료) 양태와 의료비를 추적,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됐다.
전체 연구대상 암환자 중에서 민간의료보험 가입 암환자(민간보험군)는 1186명, 비민간의료보험(국민건강보험) 환자(비민간보험군)는 2987명이었다. 평균 나이는 민간보험군이 52.4세로 비민간보험군의 60.6세보다 약 8년 정도 젊었다. 암별 구성을 보면 위암 1599명, 간암 1625명, 폐암 949명 등이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환자 당 입원횟수의 경우 민간보험군이 2.97회로 비민간보험군(2.3회)보다 많았다. 환자 당 입원기간도 민간보험군이 21일로 비민간보험군의 17.1일에 비해 4일 정도 긴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환자 당 총 입원진료비를 살펴보면, 민간보험군이 약 1100만원으로 비민간보험군(약 900만원)보다 200만원 정도 많았다. 외래진료의 경우에도 입원진료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민간보험 가입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미가입자에 비해 소득이 높은 데다 보험가입으로 재정적 부담이 완화되면서 의료이용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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