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돈 경제부장 |
지난 1998년 특2급 호텔로 출발해 대전의 대표적인 호텔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던 리베라의 폐업은 대전 지역경제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끼쳤던게 사실이다. 200명이 넘는 직원들이 한순간에 일터를 잃고 차가운 거리로 내몰렸을 뿐 아니라, 동종 업계에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겼다.
대전지역 호텔 가운데 국제적인 대규모 행사를 위한 600석 규모의 회의 시설을 갖춘 곳은 리베라호텔이 유일한 곳이었다. 월평균 2,3건의 대규모 회의를 유치해 놓고도 객실은 170여실밖에 되지 않아 회의가 개최될 때면 으레 인근 호텔의 객실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주변 호텔은 리베라가 대규모 회의를 여는 기간이면 부러움과 시기보단 오히려 적극적으로 반겼다는 후문이다.
또 리베라 인근의 식당과 유흥업소 등도 매출 부진의 늪을 톡톡히 경험했다. 심지어 개점휴업 상태인 업소에서부터 아예 문을 닫은 업소까지 적지 않게 생겼다. 지난해 3월 한 조사기관이 호텔 인근 491개 업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업소 93.7%가 ‘리베라 호텔 폐업으로 지역 경제에 타격을 입었다’고 답했으며, 매출감소를 직접 겪은 업소도 무려 89%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고난의 세월 속에 접한 리베라 영업 정상화 추진 소식은 인근 상인들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겐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리베라 호텔 영업 정상화 길은 모든 이가 바라는 것과 같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은게 또한 현실이다.
재개장을 위한 인허가 문제 등 법적, 행정적인 문제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현재 리베라는 폐업신고를 마친 상태로 영업재개를 위해선 신규승인을 위한 사업계획서가 해당관청의 심의를 거쳐야할 상황이다. 20년전 규정에 맞춰 지어진 리베라가 과연 대폭 강화된 현재의 건축법과 소방법 등을 통과하기란 결코 녹록지 않다.
이점이 가장 우려되는 부문이다. 최악의 경우 신규 사업계획서가 반려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호텔측에서는 리모델링과 더불어 각종 대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미 여론에 공포된대로 7,8월 재개장은 솔직히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더해 가고 있다.
이제 관할 행정기관이 나서야 한다. 물론 여러 차례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빠른 행정적 처리’를 밝힌바 있어 다행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대전시민들은 이보다 더 적극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주길 기대하고 있다.
단순히 한 숙박업소에 특혜를 주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지역 경제 활성화란 거시적 안목에서 이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 한때 극심한 노사 갈등으로 지역경제를 깊은 수렁에 빠트린 리베라 호텔에게 이젠 ‘지역 경제 활성화의 선봉’ 이라는 커다란 숙제를 맡겨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유성경제 나아가 대전경제 회생을 위한 진정한 필요충분조건이기 때문이다.
대전 컨벤션센터 효시인 리베라 호텔 회생에 그토록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모쪼록 조만간 제출할 정상화 사업계획서가 무리 없이 승인되길 바라며, 비온뒤 땅이 더 굳어지듯 시련과 역경을 딛고 일어선 리베라 호텔이 다시 한번 비상의 날개를 펼치길 진정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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