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을 왕으로 모시는’ 유통업체에서는 모든 직원이 도우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업체의 매출과도 직결되는 만큼 고객과 직접 마주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우미들의 역할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유통업체를 오가면서 한 번쯤 궁금증을 자아냈을 도우미들의 세상을 살짝 들여다본다.
공부방 도우미 <갤러리아百 타임월드점>
자혜원과 결연 매달 봉사활동
저소득층 아동 1대1 학습지도
갤러리아백화점
저소득 맞벌이 가정 등 경제적인 이유로 과외활동이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에게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공부방 도우미를 자처하는 20여명의 직원들은 아이들과 함께 독서토론을 즐기기도 하고 컴퓨터 활용능력을 가르치는 등 1대1 학습을 지도한다.
백화점 직원들이 공부방 도우미로 나선 것은 몇 해 전부터다. 백화점 여직원들이 보육시설인 ‘섬나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면서 시작됐다. 2주에 한 번 아이들과 함께 영화관람, 도서관 방문, 유적지 관람 등의 활동을 펼쳐왔다. 올해부터는 자혜원과 백화점이 결연을 맺어 아이들의 학습을 돕는 공부방 도우미가 됐다.
이런 직원들의 활동에 최근에는 백화점도 지원자로 나섰다. 매월 직원들이
백화점 관계자는 “공부방은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소외된 아이들에게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공부방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차 도우미<백화점 세이 >
미소. 밝은 목소리로 손님맞아 손동작. 안내멘트 맹연습 필수
“1시간 근무후 1시간 휴식 반복 힘들지만 재밌고 흥미로운 일”
“안녕하십니까~ 어서 오십시오~ 오늘도 저희 백화점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차를 타고 백화점을 들어설 때면 제일 먼저 반기는 얼굴이 있다. 환
백화점 세이에도 ‘백화점의 얼굴’을 자처하는 8명의 주차도우미가 있다. 이들의 활동은 입점 시간 전부터 분주하다. 깔끔하고 세련된 도우미 복장을 갖춰 입고 주차 안내를 위한 멘트와 동작들을 점검한다.
본격적인 차량들의 입고가 시작되면 이들의 손놀림만큼이나 바쁜 하루가 시작된다. 1시간 근무하고 1시간 휴식이 반복되는 일로 힘들 것도 같은데 근무 때나 휴식 때나 항상 즐거운 미소가 넘친다.
“신기해서 바라보는 운전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 부끄럽고 민망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재미도 있고 흥미로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3년차 주차도우미인 손미진(여·24)씨는 주차도우미에 대해 젊은 시절 도전해 볼 만한 매력 있는 일이라고 자부한다.
손 씨는 “힘들고 짜증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못하죠. 즐거운 마음으로 자부심을 느껴야 일도 재미있고 백화점을 찾는 손님들도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주차도우미로 선발되면 기본예의를 비롯한 동작들을 교육받게 된다. 3일 간의 교육으로 미소 짓기, 방향제시 손동작, 다양한 안내 멘트 등을 익히지만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서는 몸에 밸 때까지 자나 깨나 연습해야 한다.
손 씨는 “내성적인 성격이나 새로운 경험을 해 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일”이라며 “겨울과 여름에 날씨로 인해 고생도 하지만 고객들에게 듣는 ‘고맙다’는 한 마디에 피로를 날려버리고 모든 게 추억이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주차도우미 용역업체 (주)더맨 김영훈 소장은 “주차도우미가 힘들다는 선입견에 최근 구인이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젊은 패기로 도전해 볼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빨간 모자 도우미<롯데百 대전점>
무거운 짐 주차장까지 들어줘 매장위치 안내도 기꺼이 맡아
“일할수록 서비스 매력에 푹~ 이용고객들 선입견 없었으면”
“안녕하세요. 빨간 모자 도우미입니다. 고객님의 무거운 짐을 들어 드려도 될까요?”
롯데백화점 대전점에는 여느 백화점에서 찾아 볼 수 없는 특별한 서비스가 있다. 손님들의 무거운 짐을 대신 들어다 주는 빨간 모자 도우미가 그들.
구입한 물건을 누군가가 대신 들어다 준다는 의심이 앞설 수 있지만 이들 앞에서 만큼은 안심하고 무거운 짐을 안심하고 맡겨도 된다.
빨간 모자 도우미는 지난 1월부터 백화점에서 고객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 중의 하나다. 기존 식품관에서 추석, 설 등 명절에 한시적으로 운영하던 서비스를 매장 전체에 걸쳐 확대했다.
총 6명의 빨간 모자 도우미들은 정문을 비롯해 후문, 식품관 등 고객이 밀집한 장소에 대기 하고 있다가 고객이 다가오기 전에 먼저 다가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빨간 모자, 빨간 조끼, 어깨 끈 등은 도우미임을 알리는 표시로 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여성전용 주차장 및 정문 외부 주차장, 지하 주차장 등 고객의 손과 발이 되어준다.
이들의 업무가 이것에서 끝은 아니다. 매장의 위치에 대해 안내를 하는 등 고객이 들어오기 전 미리 문을 열어주는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빨간 모자 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는 김규환(21)씨는 “처음엔 빨간 복장을 입고 단순히 물건을 들어준다는 생각에 창피하고 따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하지만 일을 할수록 서비스에 대한 개념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등 새롭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게 됐다”고 말했다.
도우미들의 활동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건 고객들의 선입견.
김 씨는 “물건을 들어드리기 위해 고객에게 안내를 하면 선입견에 한 발 물러서는 이들이 있다”며 “그럴 때면 저 역시 소심해 지기도 하지만 어머니처럼 따뜻하게 대해주는 고객들을 만나면 금방 풀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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