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을 매각하면 3조원 이상의 기대 차익을 예상하는 미국 펀드회사 론스타가 청산위기에 있던 극동건설을 인수해 3년만에 원금을 회수하고 520억을 챙기고도 극동건설의 지분 98%가 아직 남아 있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분배의 정의를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본력을 키워 성장 동력을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실시한 전국 7대 도시 700가구 자산보유 실태조사에 의하면 금융자산은 고작 10%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 약 90%는 부동산 형태로 보유하고 있으며, 부동산 자산 중 집 값이 차지하는 비율이 83%에 이른다고 한다. 어쨌든 우리나라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자산은 집과 토지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과 토지의 자산 가격이 크든 적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산의 가치로 보면 확실히 버블에 가깝다. 혼자 살고 있는 지구가 자기의 소유이며 부자라 좋아 한들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또한 아파트 평당 가격이 5000만원으로 세계 제1위라 한다. 가격이 올라가서 부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은데 이는 착각일 뿐이다. 경제적 부담만 늘었고 일부 부동산 소유에 대한 양극화만 커졌을 따름이다. 즉 실현 자본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자본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기업이든 개인이든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리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보아 왔다. 외국자본이 우리자본의 목줄인 은행을 지배하려 하고 있고 자본주의의 원리인 이익을 챙기는 데만 급급하다 보면 국내기업에 대한 투자 부진으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실업과 저임금의 악순환으로 인해 결국 빈곤층이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자본엔 국경이 없다고 하지 않는가?
우리자본에 대한 규제, 즉 출자제한 규제 등이 오히려 외국자본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지고 있고 외국계 자본이 지배하는 은행들이 안전하고 원금 회수가 용이한 가계대출 위주 영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하여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장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근간은 사유재산권과 거래자유의 원칙에 있다. 과연 우리 정부는 자유와 자본주의 근본을 지키고 있는 나라인지 묻고 싶다. 자본 투자가 위험한 것이 아니라 알지 못하는 것이 더욱 위험하다. 즉 지식기반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경제 지식이 부족한 아시아 권역이 세계적인 투기펀드와 투자가들의 봉이라고 한다.
지금 세계는 경제 전쟁 중이다. 이제는 한국의 론스타, 한국의 소버린, 한국의 아이칸이 생겨야 하고 세계 곳곳을 누벼야 한다. 또한 정부는 투기자본이 침투하기 쉬운 허점 투성이의 시장을 원천 차단시켜야 할 것이고 외국 자본에겐 개방을 허용하고 우리자본만 일방적으로 규제하는 식의 잘못을 범하지 않아야 된다. 우리도 하루 빨리 창을 갈고 닦아야 하며 동시에 견고한 방패도 준비해야 한다.
적대적 M&A가 KT&G 뿐만 아니라 POSCO와 KT등도 대주주 주식비율이 낮고 외국인 비중이 높아 외국 자본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한국의 최우량 기업인 삼성전자도 기업사냥의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삼성전자도 외국인 지분율이 약 60% 가량에 이른다. 자본주의의 자유는 경제적 자유로 표현된다.
외국계 자본의 지배를 받지 않으려면 우리의 자본력을 키우는 수 밖에 없다. 또한 자본의 지배력을 키우려면 절대적으로 지식이 필요하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부를 창출하는 원동력은 교육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즉 자본은 힘이다. 그러나 자본보다 더 큰 힘은 자본을 만들고 키우는 지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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