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연습실에 일종의 러시아워가 생겨서 많은 학생들이 한꺼번에 모여든다면 수업이 제대로 될 수 없다. 그래서 각 전공별로 서로 순번을 정해 돌아가며 사용하도록 했으나 누가 제일 좋은 시간에 연습시간을 배정받고 누가 한밤중에 연습시간을 배정 받느냐로 불평이 생기게 되었다.
아침이면 충남대 쪽으로 오는 길이 대덕연구단지로 가는 경로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저녁이면 충남대에서 나가는 길이 대덕연구단지에서 퇴근하는 차량들과 같은 경로를 지나야 하기 때문에 길이 무척 막히게 된다. 길이 안 막힌다면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 20분이나 30분씩 차속에서 지내는 대신에 자기가 좋아하는 문화 활동을 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항상 생기곤 한다.
대덕연구단지에는 각종 연구소를 비롯하여 기관이 60여 개가 있는데 모든 기관이 한결 같이 모두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하도록 하기 때문에 차들이 이 시간대에 몰리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기관의 종사자 수에 따라, 예컨대 1군에서 5군까지로 각각 총인원의 5분의 1정도가 되도록 조정하여 15분씩 출퇴근 시간을 당기고 늦춘다면 아마도 시내와 연구단지 사이의 러시아워가 없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1군 기관은 8:30에 출근해서 5:30에 퇴근하고 2군 기관은 8:45에 출근해서 5:45 에 퇴근하는 식으로 해서 마지막인 5군 기관은 9:30에 출근해서 6:30에 퇴근하도록 한다면 한꺼번에 거리로 나오는 차들의 수를 훨씬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관들 뿐 아니라 같은 경로를 사용하는 다른 시민들도 시간을 줄이고 정체시의 엔진 공회전도 줄여서 연료의 낭비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제일 빠른 시간에 출근하는 것 때문에 불평이 생긴다면, 기관 군들이 정기적으로 돌아가면서 출퇴근 시간대를 서로 바꾸면 될 것이다. 그래서 시내와 대덕연구단지 사이의 교통 혼잡이 줄어들면 이를 대전의 다른 지역에도 확산시켜 나가면 어떨까 싶다.
이렇게 해서 출퇴근 차속에서 보내는 시간을 아침 30분, 저녁 30분씩 하루에 1시간씩만 줄일 수 있다면 이 시간을 모아서 퇴근 후에 공연을 관람한다든가 미술관을 찾는다든가 하는 문화 활동을 위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대전이 문화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면 좋겠다.
광역시인 대전이 이렇게 러시아워 시간을 문화를 위한 시간으로 변환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다른 도시들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게다. 무용의 유연한 몸동작처럼 대전시와 대덕연구단지내 기관장들이 모여 시차제출퇴근으로 대전의 러시아워를 줄여 경제.문화적으로 더 윤택해 질 수 있는 실용적인 대책을 세워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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