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감]5·31 지방선거에 거는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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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감]5·31 지방선거에 거는 기대감

  • 승인 2006-03-24 00:00
  • 박기성 사회부장박기성 사회부장
▲  박기성 사회부장
▲ 박기성 사회부장
회사원 P씨는 최근 다니던 회사를 사직하고 5·31 지방선거의 시의원 출마를 준비 중이다. 2년 전, 회사의 인사이동으로 인해 근무처가 서울로 바뀌면서 대전과 서울을 오가며 주말부부로 생활해오던 그는 이번 선거를 기회 삼아 낙향, 신인 정치 지망생으로 변신을 꾀하는 셈이다. 40대로 막 접어든 그가 직접 경험한 선거는 지난 2004년 모 국회의원 후보 캠프에 참여했던 것이 전부다. 아직 어느 정당의 공천을 받은 것도 아니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어느새 시의원으로서의 장밋빛 꿈이 드리워져 있다.

40대 중반의 회사원 B씨 역시 지난 1월 회사를 사직하고 시의원 출마를 준비 중이다. 구청장 후보, 국회의원 후보 캠프에서 오랫동안 선거를 경험한 그는 드디어 자신의 독립을 시험하는 무대에 선 것이다. 그 역시 자신의 첫 무대이지만 뭔가 바람만 불어주면 승리할 것 같은 감정에 휩싸여 있다.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5·31 지방선거에는 P씨, B씨와 같은 신인 정치 지망생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정치학자는 이를 두고 ‘정치 자영업자의 유입’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즉, 과거의 지방의원들은 부(富)를 가진 지역 유지를 중심으로 구성됐으나 이번 선거부터 지방의원들의 유급화가 시행되면서 고학력 신인 정치 지망생들이 대거 참여하는 것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에 고학력층이 대거 뛰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희망적이다. 그러나 젊은 신인들의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은 여전히 전무한 상태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길은 1차적으로 각 정당이 경선과정에서 보다 유능한 일꾼을 공천해야 하건만 그 역시 투명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후보자들에 대한 올바른 검증 보다는 돈이나 인맥을 통해 보다 많은 유권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뭔가 바람몰이를 할 수 있는 인물이 누군가 만을 살피는 것이 각 정당의 실제 모습일 것이다.

게다가 각 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펼쳐져야 될 후보자에 대한 검증 작업 역시 아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형편이다.
결국 ‘어떤 유능한 후보를 우리 동네 대표 일꾼으로 뽑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의 몫일 수 밖에 없다.
지방의원 유급화에 따른 고학력층 ‘정치 자영업자의 유입’ 현상은 바로 이 유권자의 몫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더욱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들 정치 신인들이 지방 의회에 희망의 새 바람을 불어넣느냐 하는 것은 바로 유권자들이 얼마나 자신의 몫을 충실하게 수행하느냐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태(舊態) 가운데 하나인 지방의회 의원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무관심부터 하루빨리 씻어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번 선거에 뛰어든 정치 신인들 역시 고액 연봉에 군침을 삼키며 온갖 인맥, 학맥 등에 의지한 채 바람몰이만을 자처하고 나선다면 결과는 뻔하다.

게다가 특정 정당의 분위기가 뜨기만을 기대한다면 그들의 장밋빛 꿈은 한낱 헛된 꿈에 불과하다. 우리동네가 안고 있는 해결과제가 무엇이며 주민들이 요구하는 희망사항이 무엇인가 귀 기울여 민심이 담긴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유권자들을 사로잡는 것만이 그들의 장밋빛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지름길인 것이다.

5·31 지방선거에서 새롭게 드러나는 고학력층 ‘정치 자영업자의 유입’현상이 지방의회의 발전과 변화에 원동력이 됨은 물론 곪을 대로 곪은 한국정치에 희망의 밑거름이 되길 다시 한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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