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동갑내기 사랑과 우정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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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동갑내기 사랑과 우정 사이…

■ 청춘만화 주 연:권상우, 김하늘

  • 승인 2006-03-24 00:00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1895년 뤼미에르 형제는 영화라는 위대한 걸 발명했다.”
지환(권상우)의 목소리로 영화 ‘청춘만화’는 시작한다. 체육대학에 다니는 지환은 청룽(成龍)과 같은 액션배우를 꿈꾼다. 달래(김하늘)도 배우가 꿈이다. 가슴으로 연기하는 배우를 꿈꾸지만 실은 가슴이 떨려 오디션만 봤다 하면 떨어지는 콩알 심장이다. 달래와 지환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10년 넘게 우정을 쌓아왔다. 만나면 늘 티격태격하지만 서로를 걱정하는 마음은 각별하다.

권상우-김하늘이 다시 만났다.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떠오르는 건 당연하다. 찰떡궁합이 기가 막혔기 때문인데, 아마 관객들은 ‘동갑내기…’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기대했을 것이고, 감독은 그런 기대를 ‘의도’했을 것이다.

관객들이 기대했던 ‘그만큼’의 웃음이 중반까지 이어진다. 권상우-김하늘의 놀라운 커플십은 다시 한번 빛을 발한다. 폭력과 구타를 동반한 다툼에다 노래방에서의 엽기적인 코믹 댄스는 유쾌하다. 벌써 상당한 연기 경력을 쌓은 두 배우는 자연스럽게 대학 2년생의 감성으로 웃음의 맥을 짚는다. 과하지 않은 웃음, ‘동갑내기…’를 연상시키는 낯익은 극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이한 감독의 ‘의도’가 개입하면서 유쾌하던 분위기는 180도 바뀐다. 순수하고 순진한 사랑이야기 위에 시련을 덧씌우며, 로맨스에서 멜로로 길을 바꾸는 것. “즐거운 날만 있는 게 청춘은 아니다. 시련으로 모든 걸 잃는 게 아니라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또 다른 길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게 감독의 변(辯).

김하늘도 “시나리오를 봤을 때 기존 멜로와 다른 점이 좋았다. 만약 코미디 중심이었다면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벼락 같은 반전은 엉뚱하다는 느낌이 진하고 불편하다. 리듬도 처진다. ‘동갑내기…’를 생각하고 극장을 찾은 관객이라면, 경악 혹은 실망하게 될 것 같다.

청춘의 순수와 열정, 위기와 좌절, 극복이라는 과정은 꽤 공감이 가지만,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건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명랑코믹으로 시작해 순정만화로 마무리한 영화.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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