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햇살 속에서 한가롭게 거니는 모습이며 건강한 먹거리 슬로 푸드의 이모저모, 요가 및 필라테스의 모든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언론인 김모씨(48)는
그의 전설은 지난 2002년 한국에서 펼쳐진 월드컵 당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중학생인 딸 아이와 초등학생인 아들에게 월드컵을 보여주기 위해 그는 1년 전에 1등석 입장권 4장을 100만원에 예매했던 것 입니다.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한국과 이탈리아의 8강전, 바로 그 경기 입장권이지요.
그런데 난데없이 그에게 달콤한 유혹의 손길이 뻗쳐온 것입니다. 그가 1등석 입장권 4장을 예매했다는 사실을 안 어느 기업 관계자가 그것을 구입하고자 전화를 걸어온 것입니다. 그 쪽에서 제시한 가격은 자그마치 1000만원. 본래의 입장권 예매액의 10배에 해당하는 액수에 그는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끝내 아이들에게 월드컵의 진수를 생생하게 보여줬으며 아이들과 함께 ‘대~한민국’을 목이 터져라 외쳤던 ‘2002 월드컵’의 전설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1000만원이라는 돈은 서민들에게 결코 적은 돈이 아니지요. 그러나 아이들에게 월드컵의 감동을 현장에서 보여줬다는 것은 그 어떤 돈과도 바꿀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요즘도 TV에서 붉은 악마의 함성이 울려 퍼질 때면 아이들이 그 당시를 떠올리곤 합니다. 돈이야 살아가면서 천천히 벌면 되는 거지만 2002 월드컵은 다시 재연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돈의 유혹을 뿌리치고 아이들의 꿈과 미래에 희망을 건 그의 전설은 월드컵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되풀이되는데 이는 듣는 이들에게 한편의 잔잔한 ‘느림의 미학’을 들려주는 듯 합니다.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은 더러는 쫓기는 듯한 풍경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특히 적지 않은 구성원들이 한꺼번에 구내식당이라도 이용할라치면 더더욱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지요. 오늘 한번 색다른 점심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떨는지요. 절친한 동료와 함께 최근에 개통한 지하철을 타고 중앙로나 대전역에서 내려 중앙시장 인근에 위치한 중교 묘목시장을 둘러보는 나들이 한번 해보세요.
향기가 1000리까지 간다는 꽃나무 ‘천리향’도 단돈 5000원이면 이곳에서 살수 있지요. 갖가지 형태의 분재들도 이곳에서 구경할 수 있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중앙시장 노점에서 순대, 떡볶이, 튀김 등 이것 저것 골라 먹는 즐거움도 함께 맛볼 수 있지요.
늘 되풀이 되는 일상생활에서 한발 벗어나 다소 색다른 시도를 도모해보는 것도 더러는 우리네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요인이 됩니다.
점심시간에 가까운 서점에 들러 책을 고른다거나 사무실 근처 공원을 거닐며 봄의 나른함을 달래는 여유. 시간의 톱니바퀴 속에 내맡겨진 생활이지만 이 정도의 여유로움은 이따금 시도해 볼만 하지 않겠어요.
프랑스의 학자 피에르 쌍소는 저서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에서 ‘느림’이 개인의 성격 문제가 아니라 삶의 선택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모든 것이 우리를 서두르게 만들고 있는 이 사회와 우리가 자발적으로 그 요구에 따르고 있는 이 사회 속에서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절실하게 필요한 과제라고 말합니다.
피에르 쌍소는 느림의 삶을 받아들이는 태도로 ▲한가로이 거닐기 ▲신뢰하는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기 ▲권태에도 애정을 기울여 보기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글로 표현하기 ▲과거의 추억 되새기기 등등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느림이란 결코 철학적 어투가 아니며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자신을 잊어버리지 않는 생활방식의 하나인 것입니다.
오늘 퇴근길에 그저 동네 제과점에서 빵 한 봉지 사 들고 들어가는 당신의 발걸음 또는 봄 꽃 화분 하나 들고 있는 당신의 손길에 어느새 ‘느림의 미학’이 깃들어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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