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아! 차
취재진 앞에서 넉살좋게 성대모사를 하며 자연스런 분위기를 유도하는 정민철. 정민철과의 인터뷰는 항상 서먹하지 않다.
취재진의 껄끄러운 질문에 까탈을 부릴만 하지만 오히려 재치있는 입담으로 좌중을 사로잡기까지 한다. 프로다운 겸손함이다.
팀내 유머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는 그는 후배사랑도 애틋하다. 따뜻한 말로 사기를 북돋워주는 자상한 선배의 역할도 곧잘 한다.
그러나 그의 모습은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180도 달라진다. 마치 그가 상대 타자를 쳐다보는 눈은 진지하다 못해 먹이를 쫓는 독수리처럼 매섭다.
올해 정민철은 자신만의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끈질긴 재활훈련으로 지긋지긋한 팔꿈치 통증을 털어버렸고, 이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투구폼까지 바꿨다. 구위도 살아났다.
지난 하와이 전훈캠프에서 찍었던 137km의 직구를 141km까지 끌어올려 구단관계자들의 입을 쩍 벌어지게 했다.
이런 정민철의 모습은 22일 대전야구장에서 벌어진 LG와의 시범경기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이날 선발로 나선 정민철은 노련함과 탁월한 제구력으로 5이닝 동안 21명의 타자를 상대해 삼진 2개를 솎아내며 4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타자 수읽기도 영글었다. 0-0으로 맞선 2회초.
정민철은 상대 타자를 훤히 꿰뚫고 있는 듯 LG 정의윤이 2루를 훔치자 이어나온 박범호에게 고의적인 볼넷을 내줘 병살을 유도하는 배짱을 부렸다.
지난시즌 중반 팔꿈치 통증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한 정민철. 올시즌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라 화려한 부활을 예고한 정민철의 올해 목표는 ‘팬들앞에서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22일 대전야구장에서 벌어진 LG와의 경기는 타선의 불발로 2-4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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