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성경의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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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성경의 가르침

  • 승인 2006-03-22 00:00
  • 이계창 도룡동 성당 주임신부이계창 도룡동 성당 주임신부
성경은 성령의 감도(感導)로 기록된 하느님의 말씀이다.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시기 전에 쓰인 책을 ‘옛 계약’을 뜻하는 ‘구약성서’라 하고, 그리스도께서 오신 후에 그리스도의 활동과 초대, 그리스도교에 대해 쓴 책들을 ‘새로운 계약’이란 뜻으로 ‘신약성서’라고 한다.

하느님의 말씀을 우리 인간의 언어로 옮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특히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천주교 대표와 개신교 대표가, 1968년 1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성경을 공동으로 번역하기로 결정한 것은 가톨릭이나 개신교 뿐 아니라, 우리 민족 전체를 위하여 정말 뜻 깊은 일이었다. 번역에 착수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이 ‘하느님’으로 할 것이냐 ‘하나님’으로 할 것이냐 였단다.

천주교 측에서는 문제가 없었지만 개신교 측에서는 언제나 ‘하나님’으로 써오고 있었기에, ‘하느님’으로 할 경우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었으리라. 그러나 양교회의 번역위원들은 그 어려움을 이겨내고 드디어 ‘하느님’으로 표현키로 결정해, 마침내 1977년 ‘공동번역 성서’를 내놓았다. 그동안 거의 30년 동안 가톨릭에서는 ‘공동번역 성서’를 사용해 왔으나, 개신교 측에서는 처음부터 심한 반대에 부딪혀 ‘공동번역 성서’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1984년 한국 천주교 전래 200주년을 맞이하여 성서에 대한 존경과 관심이 확산되면서, ‘공동번역 성서’는 쉽게는 되어 있으나 본문의 뜻과는 다른 문제점들이 지적되면서, 지난 88년부터 성서본문에 충실한 번역을 시작해, 드디어 2005년 17년 동안의 결정판인 가톨릭 공용 ‘성경’을 발행하게 되었다. 성경은 세기를 초월해서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는 베스트셀러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성경만큼 인류에게 많은 영향을 준 책은 없다. 모든 사람이 하느님 앞에 동등하며 똑같은 권리를 가진다는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도 성경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는 매일 성경을 읽어야 한다. 예로니모 성인(S. Hieronymus. 347-419)은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다’라고 했다. 성경을 읽음으로써 유익한 점을 나름대로 생각해 본다.

① 성경은 인간의 존엄성을 말해준다.
“하느님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로 그들을 창조하셨다.”(창세 1,27)

② 모든 피조물은 전능하신 하느님의 관대함과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우주 창조의 신비를 알려준다.
“하늘은 하느님의 영광을 이야기하고 창공은 그분 손의 솜씨를 알리네.”(시편 19,1)

③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극진한 사랑을 보여준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요한 3,16)

④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 힘과 용기를 주신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 11,28)

⑤ 가진 것을 나누어 주라고 가르친다.
“누구든지 세상 재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기 형제가 궁핍한 것을 보고 그에게 마음을 닫아 버리면, 하느님 사랑이 어떻게 그 사람 안에 머무를 수 있겠습니까?”(1요한 3,17)

⑥ 이기적인 인간이 되지 말고 이타적인 사람이 되라고 말한다.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13)

⑦ 우리는 외로운 존재가 아님을 알려준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한 마디로 성경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고 가르친다. 그러면서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마태 7,12)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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