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성 겸비한 천안의 향기로운 여인으로

<교육>인성 겸비한 천안의 향기로운 여인으로

중도일보-충남교육청 공동캠페인 예절교육 현장을 찾아서 <천안여중>

  • 승인 2006-03-22 00:00
  • 김덕기 기자김덕기 기자
고운말 쓰기. 용모단정 등 기본생활 습관 지도 강화
학습연계 독서교육 중요시 전교생 독서붐 조성 주력
효봉사단. 상벌점제 등 운영 예절 실천분위기 확산 박차

천안시 원성동에 위치한 천안여중(교장 이언구). 지난 46년에 개교, 2만5000여명의 졸업생이 배출된 역사를 간직한 학교다. 지금은 45학급에 453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과거 천안의 중심학교로 명성이 높았던 이 학교는 천안시의 시세확장으로 구도심권 중심학교로 자리 바뀌었지만 학생들의 예절교육에 대한 노력은 남다르다.

이 학교는 교육과정과 연계한 기본생활 습관 및 예절교육 실천으로 올바른 예절생활 함양에 노력하고 있다. 또 다양한 체험과 실질적인 생활예절 지도를 강화해 지구촌 시대의 예절실천인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지킴, 나눔, 섬김의 예절실천 3대 덕목을 추진해 교육의 사회화와 실천분위기 확산도 이 학교가 중시하는 예절교육 방향이다.




‘천향인 모습갖기’ 운동



서로 각기 다른 여러 사람이 모여 생활하는 학교에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질서의식은 중요하다.
천안여중은 이 부분을 중시한다. 그래서 학생들이 기본생활 습관을 익히도록 지도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의 프로그램이 천향인의 모습갖기 운동이다. ‘천향인’은 ‘천안의 향기로운 여인’이라는 뜻이다.
이 학교 학생들은 인사잘하기, 고운말 쓰기, 용모단정히 하기, 시간 잘 지키기, 걸음걸이 바르게 하기, 주변을 깨끗이 하기 등을 통해 천양인의 모습을 가꿔가고 있다.



독서심화 지도 강화

직접경험의 기회가 부족한 학생들에게 독서는 간접경험을 늘려주는 매개체나 다름없다. 그만큼 학생들의 인성함양과 예절교육을 이끌어 내는 데 없어서는 안될 프로그램이라고 보고 이 학교에선 독서교육을 중시한다.

평생학습의 기반을 마련하고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력 등 고등정신을 함양해 교과학습과 연계한 다양한 독서체험을 실천하고 있다.

전교사와 전교생은 자발적으로 즐겁게 참여하는 독서붐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학교에선 읽기 전, 읽는 중, 읽은 후의 독서심화 지도를 병행해 학생들의 독서능력을 키워주고 있다.

독서에 대한 동기유발을 위해 각종 독서대회도 열고 있다. 이 학교의 독서지도협의회는 독서교육의 중심축에 있다. 3월에 구성되는 독서지도협의회에선 학년별 도서를 정하고 독서지도 개선방안과 교직원의 독서참여 방안, 도서실의 활성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상벌점 카드제 실시

천안여중에는 학생들의 생활습관 확립과 준법정신 함양을 위해 상벌점 카드제가 운영돼 눈길을 끈다.
이 카드에는 학생이 지켜야 할 사항을 마련해 벌점과 상점이 적혀 있다.

그 예로 무스나 젤을 바르고 다니거나 규정보다 긴 머리, 교복이나 속옷 미착용 시 등이 적발됐을 때 1점의 벌점을 받는다. 적발시 불응하거나 도주, 다른 학생의 이름을 도용한다거나 교복 2개를 겹쳐입고 등교하는 행위 등은 4점의 벌점이 주어진다.

반면 인사성이 바르고 예절바른 행동을 하거나 수업태도가 바람직해 타의 모범이 됐을 때는 1점의 상점을 준다. 분실물을 습득해 신고한 학생에겐 3점의 상점을 주고 있다.

교사가 해당 사항 발견 때 카드를 발급해 개인별로 누적해 기록, 월별로 공개하고 있다.
누계결과에 따라 개인별, 학급별로 포상하거나 교내 봉사활동과 징계기준에 따라 징계처리하고 일정수준 이상 벌점이 부과된 특별지도 대상자는 담임교사와 학부모에게 통고된다.

상점카드를 발급받은 학생은 각종 선행상에 우선 추천대상이 된다. 상점이 있을 때는 해당 점수만큼 벌점에서 상계한다.



예절(효)실천 봉사단 운영



예절 실천에 직접 나서기 위해 구성된 학생중심의 자발적인 조직이 예절(효)실천 봉사단이다. 작년에는 97명의 학생이 이 봉사단에 가입해 활동했다.

예절 실천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로 구성된 봉사단은 2인 1조로 편성돼 봉사에 나서고 있다.
주로 독거노인과 시설을 찾아 봉사를 펼친다. 독거노인의 집을 찾아 빨래와 설거지, 안마해드리기, 말동무되어 드리기 등을 실천하고 있다.

노인 또는 장애우 시설을 방문해선 병실을 정돈하고 거동이 불편한 환우의 식사와 이동 때 도우미 역할도 해 준다.

학생들은 이같은 봉사를 통해 세상에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깨닫는 소중한 경험을 갖는다. 또 봉사를 함으로써 현재의 자신의 모습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기도 한다.

예절실천봉사단원인 3학년 김남경(15)양은 “엄마, 아빠께서 음식을 해 가지고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고 성장하다보니 나도 봉사하고 싶어 봉사단에 가입했다”며 “소외된 사람들을 봉사할 때마다 도와줘야 겠다는 마음이 더욱 생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단원인 3학년 조옥미(15)양은 “친구가 같이 봉사해보자고 해서 가입했는 데 직접 봉사활동을 해 보니 힘들기도 하지만 보람이 있다”면서 “설명하기 힘든 뭔가가 마음에서 느껴진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언구 교장 인터뷰

“예절의 기본은 박애정신 함양”



“예절은 효와 공경과 맞닿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절의 기본은 측은지심에서 출발한다고 보는 학생들에게 박애정신이 있어야 예절이 습득된다고 봅니다.”

이달 초 천안여중에 부임한 이언구(58·사진)교장은 자신의 예절교육관을 이같이 밝혔다.
이교장은“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효실천봉사단 운영이나 독서교육, 상벌점 카드제 등도 박애정신을 키워 학생들에게 예절교육을 함양시켜 주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예절은 가정에서 부모가 가르쳐야하는 데 요즘은 대부분 부모들이 귀엽게만 자녀들을 키우다보니 다소 예절기본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있다”고 밝히고 “엄부자모나 엄모자부의 부모역할이 깨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교장은 “요즘 학생들은 예절에 둔감한 경향이 있다”며 “예전 학생들은 인사를 할 때도 벌떡 일어나 하곤 했는 데 지금 학생들은 쳐다보고 입으로만 ‘안녕하세요’라고 립씽크 하듯 한다”고 세태변화를 설명했다.

이교장은 “정보화시대에 많은 여성들이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 여학생들에 대한 예절교육도 옛날 식 규범만을 갖추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며 “현대에 맞게 절충해 기본예절습관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육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학교에서 실시하는 상벌점 카드제와 관련, “외부의 힘에 의해 움직여 자발적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계속되는 속에서 인성함양이 이뤄져 효과가 나타난다”고 소개했다.
▲이언구 교장
▲이언구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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