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유성 장터에서 있었던 만세운동과 일본헌병 주재소 습격 사건은 죽음을 각오하고 일제의 총칼 앞에 의연하게 일어난 의거로서, 선비정신이 깃든 충청인의 기백을 잘 보여준 항일운동이었다.
또한 이를 계기로 인근 지역으로 만세운동이 급속히 확산되는 결정적 역할을 했던 역사적인 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행사 한번 없이 유성장터를 수없이 다녀갔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유성 장터에 자랑스런 역사가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일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마침 유성구는 오는 24일 유성 장날을 맞아 민족예술단 ‘우금치’를 초청, 유성장터에서 일본헌병주재소 습격사건을 마당극으로 꾸밀 계획이다. 학생과 주민 1000명의 참여 속에 만세 행진으로 재현해보기로 했다.
물론 독립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는 데는 이 행사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할 것이다. 민간 차원에서도 유성에 있었던 독립운동사의 재조명을 위한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올해로 독립운동이 일어난 지 87년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생활 속에는 일제(日帝)의 잔재가 너무 많이 남아 있다. 특히 식당에서 쓰는 일본말들도 그런 예에 해당될 것이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목소리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기저기 널려있는 일본어 한마디라도 우리말로 바꿔 부르는 일이 더 의미 있을 것이다.
24일 유성장날엔 모두들 함께 모여 유성에서 외쳐졌던 독립만세의 절규를 마음속에서 들어보면 어떨까? 선열들의 “대한독립만세” 함성에 귀기울이며 3월 하늘의 의미를 되새겨 보자. 그분들의 절규가 없었던들 오늘날 우리의 독립과 행복이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