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에세이] 인간복제의 문제와 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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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에세이] 인간복제의 문제와 윤리

  • 승인 2006-03-21 00:00
  • 김형태 변호사김형태 변호사
우리 사회는 한동안 황우석 교수의 논문허위조작사건으로 진통을 겪었다. 아직 마무리가 된 것은 아니지만 지나친 공명심이 낳은 안타까운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데 황교수가 연구하고 있던 분야에 대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윤리적 문제가 그다지 부각되지 않은 것이 이상한 느낌마저 든다. 특히 국가적 후원 하에 줄기세포허브라는 기관도 설치하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 복제에 대한 생명윤리문제에 관한 한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물론 국가적으로 관리를 하면 윤리적인 문제는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인지 모르겠으나 사실 이 줄기세포란 바로 인간복제를 가능하게 한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 문제는 1997년 2월 복제양 돌리가 탄생한 때로 소급되어야 하는데 그 당시에 미국에서는 인간복제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떠올랐고 여론조사 결과 답변한 사람 가운데 97%가 인간복제를 반대했다고 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윤리적 문제가 약간 대두되긴 하였지만 황교수의 뛰어난(?) 연구업적이 세상에 공표되면서 이러한 윤리문제는 무대 뒤로 퇴장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 이유는 첫째, 황교수가 강조했고 매스컴에서도 이에 덩달아서 맞장구를 쳤던 인간에 대한 사랑과 배려, 즉 ‘불치병을 앓는 사람의 빛이요 희망’이라는 것, 둘째는 세계최고의 생명공학기술이라는 점에서 국가적인 자부심을 느낀 대중들의 인기가 이를 덮었던 점, 셋째는 기업인들 역시 첨단 생명공학을 통한 엄청난 부가가치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히 우리 모두가 깊이 해야 할 윤리적인 문제인 것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인간복제란 바로 쌍둥이를 만드는 것인 점을 강조한다. 즉 자연에서도 일란성 쌍생아가 있는 것처럼 인간복제란 인간이 만든 쌍둥이라는 것이다. 인간 복제에 대하여 반대하는 사람들이 복제에 의하여 똑같은 사람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것은 유전자만이 사람을 만들고 환경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뜻으로 잘못 오해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쌍둥이의 삶에 대하여 연구한 사람에 의하면 쌍둥이 삶이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이 밝혀지긴 하였지만 환경적 영향도 상당히 큰 것이어서 쌍둥이의 삶이 결코 같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똑같은 인간이 만들어 질 것이라는 점에 대한 염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이 일면 타당한 점도 있지만 인간 복제로 인하여 바뀌어질 세상을 상상해 본다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우선 인간 복제가 가능하다는 것은 인간이 인간을 인공적으로 만들고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치병의 치유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새로이 태어날 인간에 대하여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엄청난 사회변혁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인간복제공장에서 인간을 마음대로 만들 수 있게 되며 사회계층에 따른 인간복제가 가능하게 된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즉 하층민으로서 단순노동에 종사할 사람, 그 다음은 어느 정도의 기술을 가진 기능인, 그 다음은 더 높은 단계의 관리자나 연구원, 그리고 최상층에 지도자로서 적합한 인물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단계에 이르면 남녀가 굳이 결혼할 필요가 없으며 당연히 여자는 또한 아이를 낳은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인간은 그에게 사회적으로 주어진 일만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여가로 즐기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에 진지함이 없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급기야 사랑이라는 용어는 끔직한 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회가 되면 인간복제공장을 운영하는 인간이 진정한 지도자로서 이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내용의 공상과학소설과 영화가 수없이 많이 만들어졌는데 이것은 결코 공상이 아니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줄기세포는 그 전단계일 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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