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문지상을 장식하는 표제어들이다. 나는 이러한 기사들을 보며 ‘부자가 천당에 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렵다’라는 성경말씀을 떠올리며 씁쓸한 심정을 가눌길 없다. 동시에 여러 사람으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인이나 부자들이 왜 우리에게는 많지 않을까.
주지하다시피 미국에는 빌 게이츠같은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있다.
빌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MS)회장은 이미 12년째 세계 최고의 갑부라는 아성을 지켜오고 있다. 그는 500억 달러이상의 재산을 보유하여, 경제전문잡지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10억달러 이상의 갑부(billionaire)리스트의 1위를 유지함과 동시에 미국사회에서 가장 많은 기부를 하여 사회적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는 사람이다.
대한민국은 70년대 ‘한강의 경제기적’을 이루고 21세기 세계 경제선진국 대열에서 확실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나라이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경제계의 슈퍼스타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고 젊은이의 귀감이 될 수 있는 재벌과 부자상(像)이 정립되면 2세를 기르는 학교경제교육에 의미있는 사표(師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와 관련하여 경주 최부잣집의 청부 윤리를 소개하고 싶다.
경주 최부잣집은 조선의 1600년대 초반 최국선에서 시작하여 1900년대 초반까지 10대 300여년 동안 만석꾼 소리를 들으며 깨끗한 축재와 재산관리의 모범을 보여 민초들로부터 존경을 받아왔던 가문이다.
경주 최부잣집에서는 청부(淸富) 즉, 깨끗한 재산형성과 관리의 몇 가지 원칙을 지켜왔다. 예를 들면, ‘흉년에 땅을 사지 않는다’, ‘만석 이상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한다’, ‘주변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과객을 후히 대접하라’ 등의 경제 철학과 청부의 윤리 등이 그러하다.
그 중에 ‘흉년에 땅을 사지 않는다’라는 원칙은 오늘날의 입장에서 보면 경제정의의 실천과 공정한 경쟁을 통한 경제행위를 나타내는 것인데, 불공정 거래나 부동산 투기를 금지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흉년의 급박한 상황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토지와 재물을 헐값에 내놓기 마련이고 이를 틈타 부자는 흔히 축재할 수 있기도 하지만 최부잣집은 그것을 절대 하지말라 하였다. 가난한 사람에 대한 부자의 세심한 배려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주변 10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하라는 것은 경제적 풍요를 나누는 기부문화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최부잣집이 적선지가(積善之家)를 하며 가난한 이를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와 청부의 정신을 실천한 것은 서양의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정신과 맥을 같이 한다. 우리 모두 청부(淸富)의 윤리를 탐구하고 실천해 나갈 때, 사회는 기쁨과 행복이 가득해 질 것이며 풍요로운 국부(國富)가 축적되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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