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감] 새내기 중학생에 ‘봄의 마법’ 전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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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감] 새내기 중학생에 ‘봄의 마법’ 전해지길

  • 승인 2006-03-10 00:00
  • 이승규 문화체육부장이승규 문화체육부장
▲ 이승규 문화체육부장
▲ 이승규 문화체육부장
봄이다. 도심에서는 쉽게 볼 수 없지만 한적한 시골길에서는 아지랑이도 뭉게뭉게 피어 오를만한 그런 봄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대지도 봄날의 따스한 햇살덕분에 땅속 깊이에서부터 새싹들이 움트는 그런 봄이다. 사람들은 흔히 봄을 두고 새로움의 시작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다른 계절에 비해 많은 지도 모르겠다.

마치 태고적 창조주가 만물을 만들어 놓은 것처럼 봄은 새로움으로 다시 거듭나는 계절이요, 희망의 계절이다. 그래서 새롭게 시작하는 봄은 그만큼 기대와 희망이 뒤섞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봄은 마법과도 같은 계절이다. 아래 소개하는 글을 읽다보면 더더욱 그런 느낌이 들수 있을 것이다.

어느 화창한 봄날. 한 남자가 뉴욕의 공원을 산책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남자는 목에 ‘I am blind(나는 맹인입니다)’라고 적힌 푯말을 걸고 구걸을 하고 있는 부랑자를 보았다. 그 남자는 “아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구나!”하고 생각했다. 그 남자가 부랑자를 지켜보고 있는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이 부랑자 곁을 지나갔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부랑자에게 적선을 하지 않았다. 이를 지켜보던 그 남자는 부랑자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부랑자 목에 걸린 ‘I am blind’라는 글씨를 바꿔놓고 자리를 떠났다.

그로부터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부랑자는 이상한 낌새를 차렸다.
“지금까지 누구도 나에게 돈을 주지 않았는데 어떤 한 남자가 다녀간 다음부터 갑자기 적선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졌어.”

동냥통에는 어느 순간 동전들이 넘치고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앞을 보지 못하는 부랑자를 동정하는 소리도 들렸다.

혹시 부랑자에게 다가갔던 한 남자가 행운을 준 것일까? 아님 무슨 마법을 부린 것일까? 그랬다. 그 남자는 부랑자의 목에 걸린 ‘I am blind’라는 글귀를 ‘Spring’s coming soon. But I can’t see it(봄이 왔어요, 하지만 나는 그것을 볼 수 없답니다)’으로 바꿔 달아준 것이다.

이 글에서 나오는 한 남자는 실제 인물로 프랑스의 시인 앙드레 불톤이란다. 그리고 이 글은 ‘3초만에 행복해지는 명언 테라피’라는 책에 나오는 글이다.

이렇듯 봄은 겨우내 얼었던 땅속뿐만아니라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녹여내는 마법을 지녔다.
한데 지금 우리의 봄은 어떠한가. 봄의 미학은 커녕 어깨만 짓누르고 있지 않은지 모르겠다. 화사한 봄날의 신선하고 파릇한 향기는 온데간데 없고 떨리지 않는 추위에 마음만 답답하고 무거워짐은 왜 일까?

신학기를 맞은 특히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진학한 아이들에겐 봄의 여유를 만끽할 시간조차 없는 듯하다. 갑자기 불어난 책가방은 아직도 학교생활에 적응안된 아이들의 어깨를 더욱 움츠리게 하고, 벌써부터 고교과정 입시를 앞당겨 준비하려는 부모들의 열화(?)와 같은 성화에 주눅만 들뿐이다.

이제 겨우 중학생이 된지 일주일여짼데 말이다. 어디 그뿐인가. 학교생활 모두가 새롭고 신기해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저만치 사춘기를 지난 고학년 선배가 베이스 깔린 목소리로 부르기라도 할때면 금방 어떤 표정이 될지 어른이 된 지금, 당시 시절을 돌이켜보면 충분히 상상이 가고도 남는다.

아직은 중학교 생활에 대해 뭐가 뭔지 잘 모르는 새내기이기에. 그래서 올 봄에는 갓 중학교에 입학한 새내기들에게 봄의 마법이 전해지길 기대해본다. 짓누름이 아닌 기다려지고 기대되는 봄이 되도록 말이다. 가끔씩은 파란 하늘을 올려다 보고, 때로는 무거운 책가방 대신 봄내음이 물씬 풍기는 들녘으로 나가 한껏 심호흡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그런 봄의 마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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