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를 공격중인 스틸파트너스와 아이칸은 일본 등에서도 공개매수 협박을 통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었다. 투기자본의 적대적 M&A가 증대되고, 금융시장 교란과 국부유출 증대 등의 부작용이 심화되면서 정부의 대책마련이 시급해 졌다.
외환위기 이후 IMF와의 협상과정에서 세계적인 금융자본의 투자활동에 대한 제약을 철폐했고, 안전장치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외국자본의 투기활동으로 엄청난 국부가 유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시장 개방으로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과 투명성 제고, 선진금융기법 도입과 자본시장 활성화, 대외신인도 향상 등을 기대하였다. 그러나 기대했던 외국자본의 순기능은 많지 않았다.
금융기관과 핵심산업에 대한 외국자본의 지배와 영향력이 증대되면서 경제주권이 약화될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보유비중이 42%로 1997년말 14.6%의 3배 수준이고, OECD평균비율 20-30%에 비해 월등히 높다. 특히 외국계 투기자본은 다양한 형태의 투기적 수탈행태로 자본시장을 교란시키고 건전한 기능을 저해하는 등 많은 문제를 표출하고 있다.
첫째 투기자본들은 주주중심 경영과 단기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칼라일, 론스타, 소로스펀드 등에서 보듯이 투자자금의 조기회수를 위하여 무리한 구조조정, 고액배당과 감자, 핵심자산 매각 등으로 투자대상 기업의 성장성을 약화시킨다.
둘째 우리경제의 성장동력이었던 기업들의 진취적인 도전정신을 약화시키며, 경영권 방어비용 증대와 배당확대로 투자를 위축시키고 있다. 외국자본에 의한 경영간섭과 적대적 M&A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성장을 위한 투자보다는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고율배당, 자사주 매입 등에 투자자금을 사용할 유인이 높아진다. 외국자본은 금융에 이어 산업까지 M&A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영국의 FT는 “한국은 외국투자회사의 놀이터”로 묘사하였다.
이미 한국을 대표하는 핵심기업인 삼성전자, POSCO, 현대자동차, SK 등의 주식을 절반이상 차지하고 있으며, KT, 국민은행, 현대산업개발 등도 적대적 M&A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상장사중 외국인들이 국내 최대 주주보다 많은 지분을 확보한 기업은 58개사에 달한다.
이는 우리 기업들이 외국기업들의 M&A위협이나 부당한 경영간섭, 소버린이나 론스타같은 외국계 투기적 펀드들의 수익률 게임에 노출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건전한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투기성 외국자본에 대한 적절한 규제와 방어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투기자본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핵심산업에 대한 정부의 보호기능 강화, 외국 투자자본의 적격성 심사강화, 공시제도 강화, 투기자본 감시 및 규제강화 등의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미국과 EU의 선진국들도 국내산업보호와 자본시장 안정을 위해 다양한 규제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국가 기간산업이나 핵심산업의 경우 외국자본에 의한 국내기업 인수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며, EU 국가들은 적대적 M&A에 대한하기 위한 다양한 안정장치를 두고 있다.
경영권 안정 목적의 제3자 배정 신주인수권발행과 복수의결권주 도입, 전략산업이나 공기업민영화시 ‘황금주’제도 도입, 초다수 의결제, 무의결권 주식, 황금낙하산제도, 지분소유 한도제도, 기업-금융기관 상호주식보유 등 다양한 경영권 방어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금융주권을 회복하여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금융과 실물부문의 선순환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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