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도 ‘투잡스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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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도 ‘투잡스 시대’

양·한방 양다리… 개인사업 눈돌리기

  • 승인 2006-03-09 00:00
  • 오주영 기자오주영 기자
수입 적고 스트레스 커 개업 기피
5명중 1명 “주1회 이상 이직 고민”


의사들이 개업을 기피하거나 다른 일을 알아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의사 5명중 1명 가량은 1주일에 한번 이상 의사직을 그만두고 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개업의들이 ‘의사’라는 직업에 회의적인 답을 내놓고 있다.

최근 대한의사협회가 발행하는 의협신문이 한국갤럽 등에 의뢰해 전국의 의협 회원 1057명을 대상으로 ‘의료 현안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10.5%는 1주일에 한번 정도, 6.5%는 거의 매일 딴 분야로의 진출을 생각한다고 밝혔다. 17%의 응답자는 의사를 그만 두는 문제로 자주 고민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양방 의사들 중에서는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한의대에 재입학, 한의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월 유성구 노은동에 개업한 A 한의원 원장은 원래 일반 외과 전문의다. 이 병원 원장은 여러 고민 끝에 늦깎이로 한의대에 들어가 한의사 면허증을 취득했다. 한방과 양방 면허가 환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대전대 등 전국 각 한의대 등에 따르면 양방 전문의들이 병원 특화 차원에서 늦깎이로 다시 한의대에 입학, 두개의 의사면허를 취득하려는 사람들이 꾸준히 느는 추세다.

의사들 일각에선 병원 수입이 적고, 의료사고 위험 등의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아예 딴 일을 찾아보거나 아니면 ‘투잡(two-job)’을 고려 중인 전문의들도 적지 않다.

서구 둔산동 B의원 원장은 지난해 연말 개업 중인 병원을 정리하고 보건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 다른 전문의 C씨도 개업을 해서는 승부를 내기 힘들다고 보고 한 동안 개인 서비스업을 경영해왔다. 기초의학 전문의인 E씨는 서구 둔산동 ‘의료가’에서 본업 외에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하는 법인을 만들었다가 매출이 오르지 않아 낭패를 보기도 했다.

의료컨설턴트 장해순 씨는 “미용·성형분야를 제외한 많은 의사들이 적잖은 경영난에 봉착해 있다”며 “의료도 이제는 경쟁력이 있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 앞으로 특화된 ‘상품’을 내놓지 못하면 망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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