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시민단체를 찾아서> 43.새나루 공동체

[NGO] <시민단체를 찾아서> 43.새나루 공동체

결식자 무료급식 13년 정 짓고 사랑 퍼줘요

  • 승인 2006-03-07 00:00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따뜻한 밥 한끼 맛있게 드세요” 독거노인. 결식아동. 노숙자 등
매일 300여명에게 식사제공 자원봉사. 무명 후원자 도움에
아동. 실업지원센터 등도 운영

“따뜻한 밥 한 끼 들고 가세요.”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300여명의 결식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교회가 있다. 대전새나루교회(담임 김수택 목사)는 13년 동안 노숙자와 부랑아, 독거노인, 결식아동 등 사회에서 외면당한 이들을 친가족처럼 돌봐왔다. 새나루공동체의 대표인 김 목사는 새나루교회를 통해 못 먹고 정에 굶주린 사람들에게 영양공급소이자 따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보금자리를 제공해 왔다.


새나루교회의 본당은 급식소로 꾸며져 있다. 본당 옆은 배식대의 주방, 예배당의 문턱을 낮춰 누구나 들어와 따뜻한 밥 한끼 먹고 편안한 쉼을 얻고 돌아가도록 배려했다.

이 교회는 토요일과 주일 점심에는 독거노인들에게, 매일 저녁에는 노숙자들과 결식아동들에게 식사를 대접한다.

특히 결식아동들에게는 방과 후 교실도 운영하고, 가정에서 불화를 겪거나 탈선을 일삼는 청소년들을 모은 뒤 공동체 공간을 마련, 이들의 올바른 성장과 가치관 확립을 도와주고 있기도 하다.


거동이 불편한 이들을 위해서는 별도로 도시락을 배달해준다. 급식 사역을 통해 1주일에 2000명 이상이 배를 곯지 않는다. 교회는 1년에 1억4000만원 가량의 운영비가 지출되는데, 정부로부터 40%를 후원받고, 나머지는 개인이나 교회의 후원으로 충당하고 있다.

매일 수백명을 먹여야 하니 어려운 살림이 지속되기는 매년 마찬가지. 그 사정을 알아서인지 이른 아침 교회 앞에 야채나 쌀 등을 놓고 가는 무명의 후원자들이 몇몇 있다. 후에 알고 보면 주인공은 자신도 근근이 살아가는 영세상인들이 대부분.

최근에는 지역의 기능미화원들이 생활비를 아껴 푼푼이 모은 돈을 보내오기도 했다. 승려들이 찾아와 “불교에서 하지 못하는 일을 한다”며 소위 ‘시주’를 놓고 간 경우도 있다. 이 가운데 한 승려는 꾸준히 급식 사역을 지켜보다 회심하고 기독교로 개종해 새나루교회에서 봉사하고 있는 중이다.

결식자들의 식사는 언제나 김 목사의 대표 기도로 시작된다. 김 목사와 300여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은 결식자들이 식사를 하는 내내 물을 떠다 주고, 모자란 반찬을 채워 주느라 정신이 없지만 그래도 “맛있게 잡수세요”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끼니를 챙겨주는 것도 좋지만 사람의 정이 그리운 이들이 대부분이라 마음을 채워줄 따뜻한 말 한마디가 더 중요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사회에서는 버림받았지만 적어도 이 곳에서는 왕 대접을 받는 것이다.

새나루공동체는 식사를 대접받는 이들을 예배당에 모시고 기도로 시작하는 선교의 마당으로 초대하고 있다.
성전 뜰을 밟게 해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가슴으로 느끼게 하기 위함이다.

대전역 광장이나 재래시장의 삭막함, 번잡함이 몸에 밴 무의탁 노인들과 노숙인들에게 경배와 찬양은 때로 생경하기도 하지만, 잠자는 영성과 신앙에 대한 갈급함을 풀어주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새나루밥상공동체가 갖는 약속 중에는 밥을 담은 식판을 봉사자들이 손수 식탁에 옮겨다주는 것이 있다. 거동이 불편한 이들이 식판을 제대로 들고 갈 수 없는 불편함을 덜게 함도 있지만, 이 곳에 온 이들이 공동체의 주인임을 느끼게 하기 위함이다,

새나루공동체를 지탱하는 또 하나의 힘은 300여명에 이르는 이름 없는 자원봉사자들이다.
바쁜 시간을 쪼개 하나님의 사람들을 사랑하는 이들이기에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하루를 감사하며 살고 있다.

한편 동구 삼성1동 11-3에 위치한 새나루공동체는 새나루 나눔의 집과 새나루 지역아동센터, 실업극복지원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새나루 나눔의 집에서는 무의탁 노인 무료급식과 실직노숙자 무료 급식, 결식아동 무료급식, 사랑의 도시락 배달을 해주고 있다.

또 새나루 지역 아동센터에서는 결손가정 자녀지도와 방과 후 학습지도, 청소년지도 문화교실, 청소년 그룹홈 운영을 맡고 있다.

이밖에도 실업극복지원센터에서는 실직가정돕기 결연사업과 취업상담, 일자리 알선, 이·미용, 한방봉사, 쪽방지원 상담사업에 힘쓰고 있다.

대전역세권 개발에 따라 현재 임대하고 있는 공동체 공간을 비워야 할 처지에 있는 새나루공동체는 건축 후원 회원도 모집중이다. 문의 홈페이지 www.saenaru.org, 전화 625-6393.





김수택 대표에게 듣는다

“지역 소외자에게 참사랑 베풀고 파”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그 사랑을 전하겠습니다.”
거리 노숙자들의 왕초로 불리는 김수택 새나루공동체 대표(59)는 13년째 새나루공동체를 이끌며 주위의 헐벗고 굶주린 자들에게 참사랑을 베풀어온 목회자다.

김 대표는 ‘밥퍼 목사’로 잘 알려진 최일도 목사와 함께 노숙자들에게 무료 급식을 해 온 노숙자무료급식의 산증인이다.

그는 ‘새로운 공동체’를 모색하면서 새나루나눔의집과 삼성지역아동센터, 새나루푸드뱅크, 청소년그룹홈, 동구 실직가정지원센터 등을 아우르는 새나루공동체를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새나루공동체가 위치한 대전역 부근의 중앙동, 삼성동, 소제동 등은 40여년간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낙후지역”이라며 “이 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노동자, 일용잡부, 행상 등으로 어려운 생활을 하는 무의탁 노인, 쪽방 거주자, 노숙인, 장애인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대전역과 중앙, 삼성 시장 등 2곳의 재래시장은 이들이 배회하며 소일하는 집합지역이면서 1일 평균 600~700명이 스쳐지나가거나 함께 모여 생활하는 곳인데 이들 중 약 300여명이 식사를 제대로 못하는 결식자며, 최저 생활을 해야 하는 어려운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지난 94년 무의탁 노인을 위한 무료급식소를 열고 빈민 거주 지역에서 주민들과 만나 이들을 대접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일을 찾다가 새나루공부방을 열어 단칸방이어서 공부를 할 수 없는 아이들, 늦은 귀가를 하는 부모 대신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건강하게 지내도록 뒷받침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와 함께 “지난 97년 IMF 경제 위기로 극심한 실업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작은 힘이나마 돕고자 동구 실직가정지원센터를 열어 일자리 알선과 의료지원, 생활상담, 생계비 지원 등을 펼쳐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일들을 유기적으로 돕기 위해 “쪽방상담소를 열어 공동운영하면서 푸드뱅크, 대전노인인력은행을 개선해 노숙인들의 일자리와 소일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덧붙였다.




약력

▲47년 서울 출생 ▲서울 한일고, 한국외국어대, 서울장신대, 장로회신학대 신학대학원,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현대신학연구회장, 대전지역 공부방연합회장, 대전실업극복시민운동협의회 운영위원장, 대전노숙자대책위원회 대표, 대전시 동구 실직가정 결연센터 대표, 새나루공동체 대표
▲김수택 대표
▲김수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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