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산업 꽃피기 위해서는 유연한 행정 지원 이뤄져야
21세기를 문화예술시대라 하지만 ‘과연 우리는 그런 시대를 살고 있는가?’하는 의문을 던진다. 사실 문화예술 시대라는 것은 사람들의 일상생활자체가 문화예술과 자연스럽게 접목되어 있는 시대를 말한다. 다시 이야기 하면 문화예술 자체가 사람들의 삶, 그 자체라는 것이다. 항상 그 삶을 위해서 끊임없이 투자하고 소비하다보면 유형의 가치로 비교할 수 없는 무형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고 본다. 그런데 21세기가 문화예술의 세기라고 해서인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마치 문화예술의 시대인양 착각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지 않나 생각을 해본다. 문화예술은 단기간 내에 꽃 피울 수 없다는 것을 전제한다면 21세기가 문화예술의 시대라고 하는 이슈는 문화선진국들의 가치기준에 맞춰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최근 대전은 이제 과학의 도시뿐만 아니라 행정중심복합 도시의 배후도시로서의 기능수행과 함께 문화예술도시 조성을 위한 인프라를 확충해야하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다행히 개관이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이 기폭제가 되어있고 시립미술관의 역동과 이응노미술관의 건립 등 문화시설확충과 활동이 활발해져 있기 때문에 비전이 밝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과학과 행정, 문화예술이 중심이 된 진정한 ‘한국의 新중심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화공간의 확충만이 아니라 지역민들이 느끼는 실제적인 문화지수가 높아져야만 한다. 그래야만 새로이 유입되는 인력들의 문화예술 향유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고 서울에서 대전으로 이어받는 문화중심도시로 거듭나리라 본다. 감동을 이어갈 수 있는 공연과 전시가 연일 줄을 잇고 교육을 통한 향유인프라와 인재를 개발하는데 소홀하지 않는다면 이미 다져진 환경을 통해 한반도의 심장부를 금강유역으로 옮길 수 있을 것이다.
대전은 이미 2004년 개최한 전국무용제로 무대예술의 저력과 시민들의 문화의식을 과시한데 이어 2005년 열린 전국연극제를 통해 대전의 문화 인프라와 예술 감각을 다시 한 번 객관적으로 검증을 거쳤다. 또 지역순위 1순위로 브랜드마킹 된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의 존재로 인해 문화예술중심도시로 성큼 다가가 있다. 마치 행정중심복합도시를 준비하며 도약의 기초를 다지고 있었던 것 같은 호기를 맞고 있고, 대전이란 도시이미지의 강화와 문화란 고부가가치 창출로 ‘삶이 문화로 꽃피는 열린 도시’가 되어,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반도에서 ‘금강의 기적’으로 중심이 되어가는 역사적인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 시점에서 우리가 취해야할 자세는 어떤 것인가? 세계적인 공연을 유치하고 지역단체의 활성화를 유도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과도기적인 단계에 걸쳐있다. 거듭 말하지만 문화예술은 단기간 내에 꽃피울 수 없다. 진정한 문화예술의 의미를 되새기고 성급하지 않게 문화산업을 육성 시켜야만 내실 있는 문화도시로 위상이 정립되리라 생각한다. 문화와 산업이 합쳐진 ‘문화산업’이라는 단어조차도 근대에 이르러 사용되기 시작한 단어라는 것을 간과하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교육과 투자를 통한 성장을 기약하여야 한다.
한마디로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미래에 있을 진정한 문화예술 시대를 위해 끊임없이 투자하고 소비해야만 문화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고, 거기에 유연한 행정지원과 시민들의 관심이 더해진다면 문화도시로 위상을 정립하는 시기를 훨씬 앞당길 수 있을 것이며 그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문화산업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판단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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