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입장에서 보면 명품 브랜드는 정보처리의 단순화와 구매에 따른 위험 감소, 제품의 질이나 안전성 보증, 감성적 욕구 만족 등을 보장받기 때문에 대부분 선호한다. 그러나 명품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순기능만 가져다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에 따른 사회적 역기능을 낳기도 한다.
특히 일본인들의 명품 브랜드의 선호도는 우리보다 한 발 앞선다. 일본의 브랜드 거리들, “긴자”, “히비야”, “신주쿠” 등은 일본인들도 가보고 싶은 선망의 브랜드 거리들이다. 지금도 명품 브랜드를 좋아하는 일본여성들의 심리는 여전하다. 루이비통은 세계 매출의 3분의 1을 일본에서 내고 있으며, 2,500만 개의 루이비통 가방이 일본에서 사용되고 있는 현실은 일본 여성의 명품 브랜드에 대한 심리상태를 짐작하게 한다.
이와 같은 일본인들의 명품 브랜드 열풍의 역사는 언제부터일까? 일본인들의 “선물문화와 습관”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일본에는 옛부터 타인에게 무상으로 금전과 물건을 주는 습관이 있어서 여행을 다녀오거나 타인을 방문할 때 토산물을 지참하는 예가 있었다. 그 외에도
각종 절기나 길흉사, 명절, 여행, 병, 화재 등이 있을 때, 상대방과의 연관성과 가계 형편을 고려하여 김, 차, 양말, 타올, 햄, 일본과자, 침구, 주류, 모찌, 게타, 산부복, 붉은 모자, 소매없는 옷 등으로 감사와 애정을 표한다고 한다.
일본사회에서 선물은 사회관계의 강화와 일체감을 창출하는 기능이 있다. 사회가 성숙하여 경제가 발달함에 따라 일본인들은 증답품에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의 가치를 넣어 타인에게 전달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선물의 가치가 사회적 가치로 인정되면서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생겼다. 개인적으로 구입하는 명품 브랜드도 타인에 알려 우월감과 일체감을 맛보는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성행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분위기로 인하여 여러 형태의 역기능이 나타나고 있다. 즉, 자녀 교육의 브랜드화 현상, 도심의 고층 아파트 거주, 자기중심적 생활패턴, 청소년의 명품 과소비, 더불어 사는 삶의 회피 등 여러 문제점을 야기시키고 있다. 이런 것들은 진정한 자녀교육이나 꼭 필요한 제품의 물리적 기능 때문에 소중히 여기는 것 이외에도 자신의 브랜드품을 타인에게 과시하고 싶어하는 마음에서가 아닐까?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대학생들이 한 개의 명품을 구입하기 위해서 방학 내내 아르바이트를 하고, 고등학생들도 명품을 수집하고 심지어 중학생들까지도 용돈을 모아서 잡화나 소품의 명품을 구입한다고 하니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종래에 서로 돕고 더불어 살던 사회는 점점 퇴색해 가고 자기중심적 생활만이 즐기는 미래사회가 과연 명품 브랜드 사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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