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트 패밀리행사 참가 외국인 표정

  • 사회/교육
  • 노동/노사

호스트 패밀리행사 참가 외국인 표정

“충청의 따뜻함 뭉클… 땡큐 코리아”

  • 승인 2006-02-27 00:00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나눔의 문화가 전달돼 뿌듯합니다.”
26일 대전 MBC 공개홀에서 열린 ‘호스트 패밀리 결연행사’에서 만난 인도네시아 출신 라숨(30)씨는 연신 함박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날은 외국인 노동자 45명이 지역 인사와 결연을 통해 자신을 도와줄 후원자를 만나는 뜻깊은 날.
행사장에는 지역 각계 인사와 결연을 맺는 노동자뿐만 아니라 대전에서 생활하는 같은 처지의 외국인 노동자 100여명이 행사를 지켜보며 ‘잔칫 날’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라숨씨도 그 중 한 사람.

자신에게 후원자가 생기는 것도 아닌 데 라숨씨가 뛸 듯이 기뻐한 이유는 이번 행사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나눔의 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2003년 고향에서 산업연수생 자격으로 한국에 입국, 대전에 있는 한 전자회사에서 일해 왔다”며 “처음 대전에 왔을 때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하고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도 들었다”며 서글펐던 과거를 회상했다.

라숨씨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낯선 땅에서 생활하면서 고향생각, 가족생각 등으로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서러움을 느낀다”며 “호스트 패밀리 행사가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따뜻한 나눔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역시 인도네시아에서 취업비자를 받아 대전에 정착한 세푸딘(31)씨도 이번 행사를 통해 고향을 떠나올 때 품었던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새푸딘씨는 가난을 이기려고 국제적인 이산가족이 되는 것도 감수하며 지난 2003년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는 “고향에서 과일장사를 했지만 돈벌이가 넉넉하지 못해 외국에 나가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아내는 홍콩, 나는 한국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명절 때 고향에 돌아가는 한국사람들을 볼 때마다 고향에서 가족들과 함께 지내고 싶은 마음에 무척 괴로웠다”며 “그러나 이제는 몇 달만 돈을 벌면 인도네시아에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대전에서 영어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스테파니(여·24)씨는 “아는 사람도 없고 언어, 문화 등 외국인으로서 넘어야 할 장벽이 많이 있지만 호스트 패밀리 행사를 통해 만난 후원자들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현재 외국인 강사들의 모임인 ‘Socius’에서 활동하고 있는 데 이 행사를 통해 앞으로 외국인 노동자 단체와 교류할 생각이 들었다”며 “대전에서 생활하는 외국인들과 한국인들 사이에 나눔의 문화가 활짝 꽃 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   오늘은 ‘새 가족이 생긴’ 역사적인 날    중도일보사와 대전MBC, 디트뉴스 24, 아리랑 TV, 대전·외국인이주노동자 종합지원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한 대전 충남 외국인노동자 호스트 패밀리 결연행사가 26일 대전MBC 공개홀에서 열려 외국인노동자들과 결연을 맺은 참가자들이 결연서를 교환하고 있다.    지영철 기자
▲ 오늘은 ‘새 가족이 생긴’ 역사적인 날 중도일보사와 대전MBC, 디트뉴스 24, 아리랑 TV, 대전·외국인이주노동자 종합지원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한 대전 충남 외국인노동자 호스트 패밀리 결연행사가 26일 대전MBC 공개홀에서 열려 외국인노동자들과 결연을 맺은 참가자들이 결연서를 교환하고 있다. 지영철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대전교육청 성천초 통폐합 추진… 학부모 동의 난항 우려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