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놀자 ‘호적등본’ <소록도서 저주받은 삶을 체념으로 승화>
●극단 떼아뜨르 고도 ‘그여자의 소설’ <일제시대 씨받이로 들어간 아낙의 일생>
제15회 대전연극제가 열띤 경연을 펼치고 있다. 6개 연극단체 연극인들이 펼치는 무한한 상상력과 독창적인 예술세계로의 무대로 미리 따라가보자.(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앙상블홀 오후 4시, 7시30분 공연)
▲극단 세익스피어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25일, 김정숙 작·복영한 연출)=이 작품은 허름한 오아시스 세탁소를 중심으로 한 벌 한 벌 맡겨진 옷에 담긴 일상과 삶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어느 불효자는 죽어가는 어머니의 엄청난 유산이 세탁소에 맡겨진 빨래 속에 있다고 믿는다. 이에 세탁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급기야는 찾는 사람에게 재산의 반을 주겠다는 말에 현혹돼 세탁소 주인인 강태국의 가족까지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욕심 많은 사람들의 습격작전으로 수백벌의 옷 사이로 오아시스 세탁소는 아수라장이 돼 간다.
▲극단 놀자 ‘호적등본’(3월2일, 이만희·최창우 작·연출)=삶은 체념의 연속이며 그 체념을 운명으로 삼는 좌절과 고난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일제말엽 소록도에서의 자학적이며 저주적인 삶보다는 그것을 체념으로 승화시킨 자연인으로서의 평범한 삶을 추려내 보이고자 한다. 관객에게 ‘당신은 어디에 서 있는가’라고 묻고 있지만 많이 알고 있는 척 하면서 묻는 것이 아니라 묻고 있는 우리 자신도 똑같은 인간, 동일한 인간으로 공평하게 질문하고 있다.
▲극단 떼아뜨르 고도 ‘그여자의 소설’(3월4일, 엄인희 작·권영국 연출)=이 작품은 하늘만큼 귀한 존재로 태어났으면서도 자신이 귀한 줄 모르고 살던 한 여인이 인간의 소리를 내는 과정을 웃음과 눈물을 버무려서 그리고 있다.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떠난 남편 대신 시댁의 호구지책을 마련하기 위해 딸 조춘을 남기고 씨받이로 들어간 아낙의 한 많은 일생을 드라마적 구성으로 보여주고자 하고 있다. 공연 문의 042-582-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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