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길목… ‘30일간의 작품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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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길목… ‘30일간의 작품여행’

이공갤러리 기획초대전 길을 가다

  • 승인 2006-02-24 00:00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어제 가는 길과 내일 가는 길이 다르며, 내가 가는 길과 네가 가는 길이 다르다. 길이란 곧 선택이자 숙명이며, 바로 인생 자체일 것이다.”

연속 4주에 걸쳐 8명의 참신한 작가를 만날 수 있는 이공갤러리 기획초대전 ‘길을 가다’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표현 언어와 작품세계를 갖고 매주 2명씩 개인전 형태로 만나는 작가들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 볼 수 있는 흥미 있는 대규모 기획 전시다.

미술사적 비법이 실제 이론으로 빠져나와 ‘비빔밥’과 같은 8가지의 오묘한 맛을 볼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수입이 없는 사설 화랑에서 한달이라는 긴 시간동안 내용 있는 기획전시를 준비해 더욱 의미가 깊다. 김동유, 사윤택, 이갑재, 이인희, 이순구, 조혜영, 복종낯순 등 8명의 작가가 각자 자신만의 작가적 태도와 예술관을 드러내 보이며 선별한 작품들이 재미있다. <편집자 주>



김동유. 이순구. 복종순 등 지역작가 8명 참여
매주 2명씩 개인전… 독특한 ‘감성과의 만남’
유화. 오브제. 미디어에 걸쳐 다양한 작품 선봬





▲사윤택 (23일~3월1일)=환영에 환영을 겹치고 이미지에 이미지를 재현하고 그 이미지위에 재현의 실체 같은 형상을 집어넣는 기존의 무거운 시도를 벗어 던지고 놀이와 즐거움으로 전환을 시
도했다.

자세히 보면 작품속의 인물은 그림자를 따라 선을 긋고 있고 작품 속에는 그림자의 주인공이 있으나, 이 모든 것은 그려진 또 하나의 상황일 뿐이다. 색감을 최소화한 단순한 작품 같지만 복잡하기 이를 데 없다. 작가 사윤택의 작품은 풀어보는 재미가 있다.

서원대와 중앙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7번의 개인전과,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한국현대미술 신세대 흐름전, 전환의 봄, 인간과 자연·유목을 통한 재현전 등 수십여 차례의 단체전에 참가했던 실력파 작가다.




▲김동유(23일~3월1일)=작은 인물들이 조잡하게 엮여있는 듯한 단순해 보이는 작품이지만 시각을 멀리하면 김구 선생의 상이 떠오른다.

화면의 좌우에서 각각 다른 형태가 보인다든지 보는 거리에 따라 상이한 이미지가 보이는 작품들은 우리에게 삶의 철학까지 가르친다. 선택한 이미지들에서는 환희와 허망함이 묻어있고 삶과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이미지를 매개체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경계에서 수공적인 그리기로 ‘덧없음’에 대해 끊임없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김동유 작가는 목원대 미술대 회화과와 동 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9차례의 개인전과 자화상전, 움직이는 정물전, 아시아현대미술 프로젝트, 신 소장품전, 한국현대미술전 등 다수의 단체전 경력을 가진 국내 현대미술의 대표적 작가로 손꼽히고 있다.













▲이인희(3월2~8일)=이인희 작가는 공간에 대한 작가의 상상력을 마음껏 보여주는 미디어 작가다. 바닷가의 파도와 모래사장위의 소품들을 캠코더로 찍어 프로젝트를 통해 고전풍 액자에 투사, 액자속의 살아 움직이는 작품을 보여준다.

작가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정물에 대해 작가 자신의 삶과 고독을 투사하고 있으며 정물에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4차례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자화상전, 마술에 걸리다, 봄에 이끌림, 일상의 연금술, 섬에 대한 기억, 일상의 연금술 등 수십여 차례의 그룹전과 기획초대전에 참여한 실력 있는 작가로 미디어 영상부문의 기대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갑재(3월2~8일)=세련된 판화작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이갑재 작가의 작품들은 신선하다. 살아가면서 온전히 삶에 익숙한 것만 주어지지 않고 때로는 낯설고, 의문의 삶들이 스쳐지나간다. 낯설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스쳐지나가는 어제의 삶에 오늘의 풍경을 대입할 수 있는 상상력을 선물한다.

익숙해지겠지만 시간은 영원히 박제돼 머릿속에 남는것처럼, 익숙할만하면 떠나야하는 여행자처럼 낯설게 살아가기를 강조하는 그의 작품들은 낯설지만 어딘가 익숙함이 묻어있다.

후배들에게 많은 판화에 대한 이론적 지평을 열었다고 존경받고 있는 이갑재 작가는 충남대와 경희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가만히 바라보다’ ‘가벼움의 시대’ ‘쇼핑문화’ ‘A question’등 개인전 주제에서 알 수 있듯이 그만의 세계를 엮어서 보여주는 작품세계가 독특하다.













▲이순구(3월9~15일)=눈에 보인다는 것과 인식한다는 것은 다르며, 기억이라는 것은 또 다르다.
연속되는 시간개념도 각 개인에게선 토막들의 잔상들이다. 망막에 많은 장면의 스크린이 형성되지만 실재 의미하는 바는 장면과 장면이 연결되는 몇 개의 단초적인 이미지들만 남아있다.

그러나 그것도 순간이다. 기억이 올바르거나 정확하다는 근거는 없다. 이순구 작가의 작품들은 반복과 잔상의 매력이 특별함을 준다. 이미지의 삶과 죽음에 관심을 갖고 또 다른 상황을 찾아가고 있는 작가다.

개인전 8회와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했으며, 최근에는 신개념 만화속의 시각요소와 의미전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조혜영(3월9~15일)=젊은 작가로는 작품 하나에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굵직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밑둥이 굵은 나무사이에 등불을 환히 밝히고 있는 조각배가 끼워져 있다.

강이나 바다에 있어야 할 조각배가 나무사이에 끼워져 있는 이유가 궁금하다. 그 조각배는 등불을 환히 밝히고 어찌보면 나무의 등대 역할을 자처하는 헌신적인 인상을 준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의 작품 속에 메시지를 담아 던지는 작가의 상상력이 놀랍기만 하다.

개인전 2회에 봄에이끌림전, 전환의봄, 미디어-미래어 종합전 등 짧은 전시 경력에도 불구하고 색다른 작품과 생각하는 작품이 눈길을 끈다.













▲이용재(3월16~22일)=사진의 매력은 재현과 선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보여 지는 이미지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파인더의 틀안에 갇혀버린 이미지들은 주변의 이미지들과 얽혀지면서 또 다른 사진의 시각을 느끼게 한다. 사진 속 물체를 틀안에 가둬 보여주는 모습이 재미있고 세련됐다.

목원대 미술대 회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낭시 국립고등 예술학교 조형예술학과를 졸업한 해외파다.


















▲복종순(3월16~22일)=사물의 기능을 갖춘 냄비, 주전자, 쟁반 등을 노동을 가해 두들겨서 본래 기능이 아닌 새로운 미술품을 탄생시킨다.

오브제 미술의 대표주자 복종순 작가의 작품들은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메탈작업, 헝겊작업 등을 통해 지루하지 않고 본래가진 기능에 새로운 형태감과 변화를 통해 쇼크와 환희 등을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85년부터 꾸준한 활동으로 14차례의 개인전과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3인전, 한밭21전, 일상의 신화전, 단면전, 10인의 작가전 등 수십여 차례의 기획전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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