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일보-충남교육청 공동캠페인> 아산 온양여고

<중도일보-충남교육청 공동캠페인> 아산 온양여고

예절교육 현장을 찾아서

  • 승인 2006-02-22 00:00
  • 김덕기 기자김덕기 기자
“바른인성 키우니 성적도 올라가요”

아산시 풍기동에 위치한 온양여자고등학교(교장 류광선). 지난 1955년 개교해 1만5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이 학교는 현재 32학급에 1000여명의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다.이 학교는 ‘바르고 부지런한 참된 사람’을 교훈으로 ‘예절을 실천하며 공동체의식을 가진 진취적인 애국인’ 등 4대 교육목표를 세워놓고 학생지도에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입시교육의 틀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인성함양을 위한 다양한 예절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입시교육 틀에서 벗어나 각종 인성프로그램 추진
예절 봉사단. 칭창릴레이 등 실천적 모범학생 육성 박차



예절 실천봉사단 운영



입시교육에서 자유롭지 못한게 국내 인문계 고교의 학사운영 실정임을 고려할 때 이 학교가 펼치고 있는 ‘예절실천봉사단’ 운영은 예절교육 실천의지가 담겨있는 프로그램이다.

이 예절실천봉사단은 독거노인을 방문해 예절실천과 봉사정신을 펼친다. 참여학생은 봉사에 관심있어 자발적으로 가입한 학생들로 구성돼 있다. 현재 1학년 8명, 2학년 4명 등 12명이 가입해 독거노인을 방문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예절실천봉사단으로 활동하는 학생들은 교사의 인솔아래 4명씩 3개조로 나뉘어 토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2시간씩 봉사활동에 나선다. 한달에 1∼2회씩 실시중이다.

혼자사는 노인 집을 방문해 빨래와 청소, 설거지 등 집안일을 거들고 발을 씻어주고 안마도 해 준다. 이같은 육체적인 봉사외에도 학생들은 할머니의 말동무가 돼 따스한 정을 나누기도 한다. 독거노인을 찾아 봉사하는 일 이외에도 양로원과 정신지체장애아 보호시설 등 복지시설을 방문해 봉사하기도 한다.

예절실천 봉사단에 참여한 학생들은 예절을 지역사회에서 실천함으로써 대가를 바라지 않는 참된 봉사정신을 느낀다. 또 현대사회에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노인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봉사단원인 이학교 1학년 박상순(17)양은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예절실천봉사단에 가입했지만 지금은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하면서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의 예절실천보고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한 2학년 이영실(18)학생은 “독거노인에게 봉사할 때 노인 혼자 살면서 얼마나 적적하고 외로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한편으론 나도 늙어서 이렇게 될 수도 있겠다 싶어 어른 공양 마음이 절로 나왔다”고 밝혔다.


효행록쓰기

온양여고 1학년 학생들은 효행록을 월 2회씩 쓴다. 효행록을 직접 쓰면서 효행과 예절, 봉사를 몸소 실천에 옮기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은 효행록에 효행일기와 봉사활동을 한 소감문을 적어 놓는다. 이 효행록을 통해 학생들은 으뜸, 나눔, 버림의 ‘문화시민 3운동’과 충남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인사, 차례, 청결을 지키자는 으뜸 3운동과 칭찬, 축하, 사랑이 담긴 나눔 3운동, 폭력, 따돌림, 거짓말의 버림 3운동을 마음에 새긴다. 또한 충효, 절의, 선비, 예의, 개척정신이라는 충남 5대정신 구현에 노력한다.

효행실천록을 쓰고 있는 1학년 맹영림(17)양은 “효행실천록을 막상 쓰다보니 그동안 내가 부모님을 위해 무엇을 했었는 지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며 “너무나 가까이 있어 당연스럽게 여겼던 부모님의 사랑이 정말 큰 사랑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피력했다.


예절실천 학우 칭찬 릴레이



이 학교는 학생들이 예절실천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책임과 본분을 다해 모범적인 학교생활을 하도록 ‘예절실천 학우 칭찬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방법은 전교생이 학교생활 전반에 걸쳐 남다른 예절실천과 봉사활동, 선행사실이 인정되는 학우를 발견했을 때 윤리부에 비치된 수상학생 명부에 추천학생과 칭찬내용을 적어 놓는다. 또 교직원들도 학생들의 교내외 생활실태를 관찰해 칭찬받을 만한 행동과 사실이 인정되는 학생을 찾았을 때 똑같이 기재한다. 선정된 학생은 일정기간안에 그 다음 칭찬할만한 학생을 발굴해 수상명부에 추천학생과 칭찬내용을 기재하는 식으로 칭찬릴레이를 전개한다.

학교에선 칭찬받을 학우로 선정된 학생에게 노트지급 등 소정의 보상을 하고 월 2회 이상 월요일 학급활동시간에 교내 방송을 통해 전교생에게 알려 예절실천 모범학생으로 칭찬한다. 그동안 17명의 학생이 추천받았다.
예절실천 학우로 추천받아 다른 학우를 직접 추천해 본 1학년 김수지(17)학생은 “다른 친구들과 같이 추천받은 느낌을 공유하게 된 점이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가정관리교육관을 통한 예절교육

이 학교 학생들은 1학년 때 가정생활 전반에 관한 지식을 가정관리교육관인 ‘온화관’에서 2회이상 실습하고 있다. 학생들은 주로 가정시간을 이용해 절하기와 다도 등 전통예절을 배운다. 이밖에도 임신과 출산, 한복입기, 소비자 교육 등도 익힌다.

1학년 서다은(17)양은 “고교에 와서 처음으로 한복 고름을 매 봤다”면서 “절의 종류도 배워 어른들 앞에서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류광선 교장 인터뷰> “생활예절 지도로 학력신장 이끌 것”




“생활예절교육은 학력 못지 않게 요즘 학생들에게 중요합니다. 생활예절을 통한 인성지도로 학력신장을 이끌어 가려고 합니다.”

지난해 9월 온양여고에 부임한 류광선(54·사진)교장은 예절교육의 중요성을 이같이 밝히고 “학생들의 인성교육 함양과 학력신장은 비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예절인성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다보면 수험생들의 입시결과가 나쁘게 나오지 않을 까 우려하는 일부의 시각은 지나친 걱정이라고 말한다.

류교장은“예절교육이 배어있는 아이들은 학업에도 열심”이라며 “그래서 학교에선 학생들이 예절을 제대로 알고 이를 내면화시켜 행동으로 옮기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교장은 “웃어른을 보면 인사를 공손히 하는 등 학생들은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례로 학생이 교복을 단정히 입고 있을 때가 체육복을 입고 있을 때보다 마음가짐과 행동이 달라져 보인다”고 소개했다.
류교장은“요즘 청소년들은 인터넷과 언론 등에 노출되다보니 각종 정보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여 문제”라며 “걸러지지 않은 다양한 정보에서 아이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교장은 그러면서 미풍양속이 많이 퇴색돼 가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출했다. 그는 “우리나라를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고 했는 데 앞으로도 그런 소리를 계속 들을 지 걱정스럽다”며 “‘온고지신’이라는 말이 있듯이 옛것에서 좋은 것을 배워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류광선 교장
▲류광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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