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충원 없이 사명감만으로 견디기에는 더 이상 역부족입니다.”대전 중부소방서 모 파출소 화재진압 대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A씨(45)의 하루는 그야말로 한 시도 한눈 팔 새 없다.
오전 8시 출근해 소방장비 점검, 소방대책회의를 하고 나면 벌써 점심식사 시간이다. 그 뒤로는 화재진압 훈련, 화재통로확보훈련 등 하루에도 3차례 씩 예정돼 있는 소방훈련까지 마치고 나면 야간에는 관할지역의 화재예방 활동에 나가야 한다.
88년에 소방관으로 입문,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반장이지만 요즘에는 인력부족 문제 때문에 하루 일과가 더욱 빠듯하다고 하소연이다.
그는 “모두 18명인 파출소에서 9명씩 2개조로 나눠 24시간 근무를 하고 있는 데 인력이 달려도 너무 달린다”며 ”오죽하면 화재가 발생해 출동할 때에는 파출소에 남아 있는 인원이 단 한명도 없을 지경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1개조가 9명이지만 포상휴가, 연차 등으로 빠지는 인원이 생길 때면 7~8명만으로 근무를 해야 할 때도 있다”며 “더 이상 인력충원이 없이 사명감으로 소방관일을 하기에는 벅차다”고 전했다.
인력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기는 대전 남부소방서의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B씨(여?3?소방??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응급구조 대원인 B씨가 근무하는 파출소는 인근에 유흥업소가 밀집해 있는 곳으로 다른 파출소보다 출동 횟수가 유난히 많은 편이다. B씨의 하루평균 출동건수는 7~10회 가량이며 독거 노인을 병원에 후송해 주는 등 예약 봉사서비스까지 합치면 어림잡아 하루에 15회 정도 소방서와 현장을 오간다.
여기에 행정업무 처리와 각종 교육훈련, 야간 관내순찰까지 하고나면 하루 중 쉴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없다.
그녀는 “구급대원은 3명이 함께 다녀야 하지만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1명은 소방관을 대신해 의무 소방원이 따라다닌다”며 “화재진압 요원보다는 덜 하지만 역시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출동할 때는 인근 파출소에서 구급대원이 지원해 주고 인근 파출소에서 나가면 우리가 도와주는 일이 다반사”라며 “인력이 충원돼 24시간 3교대로 바뀌는 등 근무여건이 나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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