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칼럼] 성매매 특별법과 性病

필자는 성병과는 관계없는 진료 과다. 그럼에도 최근에 3명 째 매독으로 의심되는 환자를 진료했다. 물론 매독의 증세로 필자에게 온 것이 아니라 다른 질병 검사 중에 발견된 것이다.

수련의 때부터 지금까지 의사생활을 하면서 본 매독환자는 그저 항체만 가지고 있고 증상을 나타내지 않고 치유됐거나 간혹 보균자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 3명의 환자는 급성 증상을 동반한 왕성한 활동성 매독이다. 이런 경우는 의사가 된 이후 20여 년 간 본 매독 환자수보다 많다. 여기저기 선후배에게 “왜 요즘에 매독환자 및 성병환자가 많은가?” 라고 질문해봤다. 모두들 확실하지는 않지만 성매매 특별법 제정 후 급속히 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단다.

매독등과 같은 성병은 대부분 성적인 접촉으로 전염되며 후유증을 갖고 있다. 또한 매독의 경우 그 합병증이 심각해 법정 전염병으로 분류돼 집중 관리되는 질병이다.

이런 질병은 바로 신고하여 집중 관리되도록 하는 것이 의료인의 할 일이지만, 실제로 개원가에서 매독환자가 내원했을 때 바로 보건당국에 신고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정밀 검사를 하여 확진하기까지의 시간도 걸리지만, 매독의 치료를 위해선 대부분 종합병원으로 전원시켜야 하며, 또한 환자의 개인비밀을 함부로 노출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인류가 집단생활을 하면서 최초로 발생한 직업이 매춘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굳이 그런 매춘의 역사를 되짚어 보지 않더라도 성(性)이 영리의 목적으로 오래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유구히 사용되어 온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며, 또한 유구한 역사 중에 단속을 엄하게 했던 시기에도 예외 없이 매춘은 있었던 것이다. 물론 성을 팔고 사는 것을 방치할 수만은 없다. 법적인 제재는 당연히 필요하다.

성매매특별법을 지정하고 단속하자 그간 영업하던 윤락가와 성매매업소 수는 분명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그 후 변종의 성매매업소는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히려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성매매를 단속하면서 같이 없어진 것이 각 보건소에서 그나마 성매매업소나 유사업소의 종사자들을 관리하던 보건증 마저 없앴는데 오히려 음성적인 성매매는 훨씬 증가해 이로 인하여 성병이 창궐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는 성이란 육체적으로 개인의 소유란 점에서 그 관리가 외적인 억압으로만은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것이다. 결국 개인의 성을 나라에서 관리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 문제가 아니란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성병은 성적인 접촉후의 문제다. 이는 개인의 위생과 관련된 문제로 각자의 의식과 그 질병들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전파를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아주 어려운 것이다.

단속도 단속이지만, 먼저 성접촉으로 파생되는 질환인 성병의 증상 및 그 질환으로 인한 폐해와 후유증, 합병증 등을 알려 이를 개인이 잘 대처할 수 있게 계몽하는 일이 시급한 것이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가정에도 성병이 감염될 테고 결국엔 가정이 파괴되는 무서운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