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초대석] 모차르트를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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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초대석] 모차르트를 추억하며…

  • 승인 2006-02-13 00:00
  • 이운복 안디무지크 오케스트라 지휘자이운복 안디무지크 오케스트라 지휘자
올해가 시작되면서 250이라는 숫자가 낯설지 않다. 모차르트(1756~1791)탄생 250주년 기념의 해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쇼스타코비치(1906~1975) 탄생100주년과 슈만(1810~1856) 서거150주년 기념의 해이기도 하지만 모차르트에 비해 관심이 부족한 것이 조금은 아쉽다. 아마도 공연장에서 이들의 작품들을 많이 접하게 될 것으로 짐작한다.

우리에게 가장 사랑 받는 작곡가는 모차르트일 것이다. 피터 셰퍼의 희곡을 밀로슈 포먼이 만든 영화 ‘아마데우스’를 통해 그의 삶과 작품의 많은 부분이 음악인뿐만 아니라 일반대중들에게 이해되고 있다. ‘음악의 신동’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짧은 생애 동안 수많은 작품을 남긴 괴팍한 천재작곡가의 모습이 잘 묘사된 좋은 영화였다. 또한 다양한 장르의 대표적인 작품들로 구성된 모차르트의 음악은 네빌 마리너의 뛰어난 해석과 연주로 영화의 긴장감을 도와주었다.

아버지로부터 호되게 훈련받은 천재소년의 이미지와 함께 유치하고 저속한 장난기를 가진 괴팍한 음악가, 순수하고 열정적인 예술가…. 그러한 모차르트가 만든 음악을 우리는 어떻게 느끼는가? 맑고, 깨끗하고, 아름답고…. 그래서 자연스럽고 부담이 없다고 대부분 느끼지만 영화 ‘아마데우스’의 검은 외투를 두른 의문의 사나이의 주제음악인 레퀴엠에서 느낄 수 있는 어둡고 무거운 느낌도 분명 발견 할 수 있다. 감정기복이 심한 모차르트였기에 그의 음악도 다양한 표현으로 이뤄져 있다. 대부분이 익살스럽고 밝지만 비극적인 어두움이 숨겨져 있는 작품이 후반기에 많이 발견된다.

대부분의 고전파 작품들이 밝은 느낌의 장조이지만, 최초의 단조협주곡인 피아노협주곡 20번과 25번교향곡과 함께 단조교향곡40번은 단순히 단조라는 특징 외에 새로운 창작의 욕구와 의욕이 담겨 있다. 단조조성에서 느껴지는 어두운 표현과 함께 차츰 낭만적인 색채를 담은 작풍으로 변모하고 있고 죽음에 대한 암시가 밝음 뒤에 슬픔으로 숨겨져 있는 듯 하다. 어둡고 무거운 음색의 악기인 바셋 클라리넷(현재는 클라리넷협주곡으로 많이 연주됨)을 위한 협주곡 622번은 장조조성임에도 불구하고 고상하고 묵직한 음색의 표현으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특히 2악장의 감미로우면서 애절한 분위기는 인생의 끝자락을 포기하는 듯 담담함과 공허함으로 서글프게 노래한다.

모차르트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작품들을 작곡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천재적인 능력과 더불어 이태리,영국 등 유럽각지의 많은 여행을 통해서 얻은 여러 나라의 폭 넓은 음악과 음악적 환경, 그리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항상 새롭게 경험하고 습득한 것이 커다란 도움이 됐다고 생각된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바흐처럼 고상하지는 않지만 바흐 음악에서 가끔 느끼는 지루함은 없고, 하이든보다는 우아하진 않지만 맑고 깨끗한 아름다움이 한없고, 베토벤음악에서 느껴지는 격정과 환희는 부족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발견되는 한 인간의 진지함이 나의 귀와 가슴을 편안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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