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춘추] 국민을 생각하라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중도춘추] 국민을 생각하라

  • 승인 2006-02-10 00:00
  • 고광률 대전대 신문상임국장 소설가고광률 대전대 신문상임국장 소설가
정치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정치인을 위한 정치요, 다른 하나는 국민을 위한 정치다. 정치가 국민을 위해 만든 것인데, 정치를 하다보니 주객이 전도되어 정치인을 위한 정치가 되어버렸다. 권한을 위탁받은 자가 책임을 멀리하면 남는 것은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것이다.

국민의 이익과 정의를 외쳐 배지를 달면 국민을 무시, 또는 무지한 자로 취급한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그들이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탁받은 것이 아니라, 권한을 쟁취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계에는 국민의 소리가 없고 오로지 당과 계파간의 이해다툼만 성행한다. 현실이 없고, 생활이 없음으로써 이들은 상대의 꼬투리를 잡고, 자신들에게만 유용한 명분을 찾아 국민을 현혹시키고 필요에 따라서는 선동도 한다. 이 때문에 국민은 정치를 아주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로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정치인들은 일반 국민과 달리 대다수가 자신의 소신에 따라 뜻을 펼치며 살기 전에, 상대의 소신과 뜻에 눌어붙어 이를 할퀴고 흠집 내는 삶을 우선한다. 그러니 정치판에 제대로 된 소신과 뜻이 살아 숨쉴 수 없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정치를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수준 속에 묶어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진보냐, 보수냐 라는 이념 논쟁이다. 진보, 보수가 목적이 아닌, 수단일진대 왜 이를 받들어 모시는지 모를 일이다. 아마도 이 진보와 보수 속에 정치인들이 챙길 이익이 남은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정치의 잣대가 보수냐 진보냐가 아닌, 국민의 행복과 공익(公益)이 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정치인들의 술수가 때로는 상술을 능가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상생의 정치’이다. 누가 만든 조어인지 결국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조삼모사와 다름없다. 우리 정치가 상생을 논하려면 각 당의 자생력과 생산성을 확보하고 올바른 ‘경쟁의 정치’를 거쳐야 한다. 정체성과 위상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다시 말해 자신의 앞가림도 못하는 상태에서 상대를 돕고 배려한다는 것이, 그리하여 타협하고 공조한다는 것이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인가. 이것이 상생의 정치가 안 되는 이유다.

정치인이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정치인을 걱정하는 세상이다. 국민이 국민을 걱정해 달라며 정치인을 뽑았는데, 되려 국민이 이들까지 걱정해 줘야 한다니 참 아이러니컬하다.

정치는 모름지기 본래 있던 것을 본래의 자리에 놓는 것이라 했다. 비비꼬고 뒤틀 필요가 없다. 국민으로부터 위탁받은 권한을 쟁취한 것인 양, 전리품인 양 생각지 말아야 한다. 언제나 국민에게 그 고마움을 표하라. 이치와 도리와 양심과 상식은 이 시대 교양인의 덕목이다. 이 인간적 덕목을 정치인도 갖춰라. 마치 특별한 기준과 잣대가 있는 양 국민을 현혹하지 마라. 보수와 진보가 우리의 핵심가치라고 외치지 마라.

국민의 생활 속에서 정치를 찾아라. 특권층과 재벌로부터 가치가 창출되고, 이 가운데 잉여가치가 국민을 살찌운다고 생각지 말라. 그리하여 특권층과 재벌에 봉사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것인 양 주장하지 말라. 그러면 또 다시 공적자금을 조성해야 한다.

지금은 만 명의 국민이 한 명의 정치인을 벌어 먹이는 세상이다. 한 명의 정치인이 만 명의 국민을 벌어 먹이는 세상을 위하여 이제 모든 정치인은 외도를 멈추고 국민의 생활 속으로 돌아가라.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