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집 태울까··· 쥐불놀이 즐겨볼까···

달집 태울까··· 쥐불놀이 즐겨볼까···

  • 승인 2006-02-10 00:00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대전·충남 곳곳 오늘부터 민속행사 다채
‘구봉산 산신제’ 마을안녕·질병퇴치 기원
우암 송시열 선생이 효시 ‘소제동 당산제’




대보름날 밤에는 다리를 밟는 전통적인 민속놀이를 한다. 다리밟기는
조선시대에 성행했으며 지방에 따라 다리를 건너는 방법에 다소 차이가 있으나 다리를 밟으면 1년 내내 다리에 병이 없고 액운을 막는다는 공통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대보름하면 쥐불놀이가 대표적이다. 농촌에서 정월 첫 쥐날에 쥐를 쫓는 뜻으로 논밭뚝에 불을 놓은 세시풍속의 한가지 놀이다. 마을마다 청소년들이 논두렁이나 밭두렁에다 짚을 놓고 해가 지면 일제히 불을 놓아 잡초를 태운다. 불은 사방에서 일어나 장관을 이루는데 아이들은 ‘망월이야’를 외치며 밭두렁과 논두렁에 불을 붙인다.

이 쥐불놀이는 쥐구멍 속에 든 쥐를 잡고 마른풀의 해충을 죽이기 위한 것으로, 쥐불의 크고 작음에 따라 그해의 길흉을 점치기도 했다. 충청도 풍속에는 떼를 지어 횃불을 사르는데 이를 쥐불이라고 했다.

충청도 지역에서는 동네별로 편을 갈라 동아줄을 서로 힘껏 잡아당기는데 이것을 줄싸움이라고 한다. 줄싸움에서 줄을 끌어간 편이 이기는 것이며, 이긴 동네가 풍년을 차지한다고 믿는다. 이 놀이는 지금의 줄다리기 놀이와 같다.

정월 보름날 초저녁에 횃불을 들고 높은 산에 올라 달이 떠오르는 광경을 보는 달맞이 놀이도 대보름의 대표적 놀이다. 조상들은 달빛을 보고 그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했으며 달빛이 붉으면 가물 징조이고 희면 장마가 들 징조로 봤다. 또 달의 둘레가 두터우면 풍년이 들고 얇으면 흉년이 들 징조로 여겼다.





▲지역 대보름 행사=유성 문화원은 10~12일까지 유성재래시장과 대학로, 구민운동장에서 어린이 전통놀이와 지신밟기 등 행사를 준비했다. 대보름 하루 전날인 11일 구봉산 신성봉 아래에서는 액막이 소리와 산신제향, 풍물한마당 행사가 펼쳐지는 구봉산 산신제가 열린다.

대신동 장승제와 용운동 탑제, 소제동 당산제도 올해 변함없이 11일 열리며, 오는 13일 샘머리 공원에서는 세시 풍속 시현과 달집태우기, 풍물, 민요경창 등을 비롯해 동대항 민속놀이가 열린다.

또 을미기 공원과 금강백사장, 법동석장승 등에서도 지신밟기와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등을 비롯해 풍물과 고사, 소지 등 다양한 행사들이 마련돼 있다.

천안시 삼거리 공원에서는 11일부터 이틀간 윷놀이, 연날리기 등 주민화합 마당잔치가 열린다. 11일 아산 외암 민속마을에서는 장승제, 달집태우기 및 쥐불놀이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개최되는 등 지역별 다채로운 민속행사가 펼쳐진다.



▲구봉산 산신제=대전 서구 가수원동과 관저동 일대의 구봉산 자락에서는 조상 대대로 산제를 모셔왔다.
마을단위와 주민 개개인을 단위로 이뤄져오던 산신제가 지난 1993년 구봉산산신제 보존회가 만들어지면서 구봉산을 중심으로 가수원동, 관저동은 물론이고 이웃의 괴곡동이나 도안동의 주민까지 산신제에 참여한다.

산제를 지내기 위해 제 지내기 일주일 전부터 준비에 들어간다. 장소를 깨끗이 청소하고 이곳에 금줄을 늘여 부정을 쫓는다. 또 산제장의 입구에는 좌우로 황토를 3무더기씩 놓아 잡구나 잡인의 접근을 쫓는다.

제사를 치른 후에는 참가한 사람들이 산신의 음덕이 깃든 음식을 나눠먹고 풍물패와 뒤풀이 마당을 흥겹게 펼친다. 주민간의 화합을 도모하는 놀이 한마당이라 할 수 있다.



▲동구 소제동 당산제=조선조의 유학자이며 정치가였던 우암 송시열 선생은 동구 소제동에서 수호신으로 돌 장승을 모셔 동네의 안녕과 질병퇴치를 빌어 왔다.

매년 대보름이면 악성질병과 각종 재앙을 물리쳐 가가호호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는 풍습에서 시작해 전래돼 온 소제동 고유의 동 단위 민속행사가 당산제다.

당산제의 주인공인 천하대장군·지하여장군이 소제동에 모셔져 있으며, 지역 고유의 민속행사로 각 단체장들이 주축이 돼 지속되고 있다.




지역 대보름 놀이

‘정월 대보름하면 가장 먼저 어떤 놀이가 떠오르나요?’쥐불놀이, 탑돌이, 다리 밟기, 각종 산신제….
신라시대부터 처녀들이 일년 중 단 한번 공식적으로 외출을 허락받았던 날이 정월 대보름이다. 이 외출은 곧 ‘탑돌이’를 위한 것. 미혼의 젊은 남녀가 탑을 돌다가 서로 마음이 통하면 사랑을 나눈다는 탑돌이는 우리나라 토종 ‘연인의 날’이라 할 수 있다. 과거 처녀 총각들의 탑돌이를 다시 볼 수 없지만, 현재까지도 일년 중 가장 달이 크게 뜨는 날을 기념하며 지역마다 각종 체험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마다 오랜 시간 이어져 내려오는 정월대보름 행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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