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 ‘국제연수’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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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국제연수’를 다녀와서

  • 승인 2006-02-09 00:00
  • 김경희 대전여민회 부회장김경희 대전여민회 부회장
작년 10월 중순에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추진하는 국제연수를 다녀왔다. 전국에서 20명이 참가하여 스위스의 문화도시 전략과 관광산업 진흥시스템, 지속가능한 도시를 지향하는 독일의 환경도시 전략, 농촌 어메니티 자원을 활용한 지역혁신전략, 마지막으로 덴마크 농업 자동화 클러스터 발전 전략에 대한 연수였다. 팀의 키워드는 문화도시, 환경도시, 태양에너지, 농촌관광정책, 농업클러스터로 혁신클러스터 관계자, 지자체 공무원, 대학, NGO, 언론 등 다양한 기관에서 합류했다. 전반적으로 국가균형위와 연수를 진행한 한국산업기술재단 측에서 자료를 충분히 준비해 짧은 일정이었지만,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

지난 연수는 함께 연수에 나선 사람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던 터라 아주 독특하고 즐거웠다. 다양한 인적구성으로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연수일정이었으나, 연수를 이끈 산업기술재단 소속 팀장의 탁월한 솜씨와 팀원간의 끈끈한 정으로 참여의 재미와 지방화시대와 균형발전을 추진하는데 걸맞는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유럽의 문화, 환경도시의 현재 모습을 통해 앞으로 우리들이 가꾸어야 할 도시가꾸기의 방향을 그려보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끊임없이 고민해 가야하는 시민운동가의 입장에서는 매우 의미있는 프로그램이었다. 먼저 길을 걸어 간 서구가 범한 시행착오들을 건너뛸 수 있을 지, 잘못된 점을 보완하면서 더 성공적으로 도시 혹은 사회를 바꿀 수 있는 모델을 고민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지난 연수에서 얻고자 했던 가장 큰 관심사는 한 사회가 발전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해 가는데 집단 구성원들의 참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하는 것이었다. 방문한 도시들은 각자의 빛깔과 감각으로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었지만, 그 사회를 변화시켜 가는데 가장 큰 힘은 바로 사회 구성원들이 의견을 모으고 이를 동력으로 추진해 내는 과정이라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각 사회가 처한 정치·사회·문화사적 배경을 토대로 구성원들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결과를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을 도시들이 보여주는 것 같았다. 거꾸로 한 사회의 변화는 해당 사회가 지닌 정치·사회·문화사적 배경의 총화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이야기해 주는 것이기도 했다.

살고 싶은 도시, 걷고 싶은 도시만들기는 누군가가 대신해 주는 것이 아니다.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상호 교통하며 살 것인가를 고민하며, 지역의 의제들에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자발적인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분권’이 화두가 된 요즘 참여정부의 균형정책의지와 새로운 정책패러다임은 균형발전을 지역 주도적으로 지역 자율적으로 추진하려는 내생적 발전노력이 있을 때에만 가능한 일이다. 지역발전을 염원하는 사람들은 단기적 성과, 물리적 시설위주의 가시적 성과에 이목을 집중하지 말고 참여민주주의를 실현해 가는 과정으로서 자기입장과 자기목소리를 지녀야 한다.

자기입장과 자기목소리를 갖는다는 것은 세상 돌아가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가능하다. 세상을 향해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촉수를 뻗고, 올바른 정보와 지식을 얻음으로써 판단의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얼마전 ‘생각하며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한다’는 글귀를 보면서 참으로 맞는 말이라 여겨졌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다고 편안한 삶을 원하는 사람들은 생각을 많이 하는 것, 복잡한 것은 정말 싫어한다. 생각 없이 세상의 흐름에 등 떠밀려 가다보면 자신의 입장과 자기 사는 방식대로 합리화 하며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옳은 것과 그른 것, 인간적인 것과 그렇지 못한 것, 환경친화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등 나름의 생각을 거쳐 자기 입장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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