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소방법 때문에 문닫을 판”

다중이용업소 시설개조비용 부담 폐업 속출… 소방당국 충돌 우려

오는 5월30일부터 적용되는 개정소방법 시행에 앞서 추가시설에 막대한 투자를 해야하는 다중이용업소의 반발이 거세 소방당국과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8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개정 소방법령은 화재발생시 안전한 대피를 위해 비상구, 피난계단 등 소방안전시설 설치 강화를 골자로 방염대상 물품 설치 조항 등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업소 진출·입구 반대쪽에 가로 75㎝, 세로 1.5m 크기로 비상구를 설치하고 완강기 등 피난기구를 설치해왔던 다중이용 업소들이 기존 설치기준은 물론 건물층수에 따라 추가 소방시설을 갖추는 부담이 따를 전망이다.

예컨대 4층 이하 업소의 경우 진출·입구 반대편에 피난발코니 또는 부속실을 추가로 설치해야 하며 5층 이상에서는 2곳에 피난계단을 설치하거나 복도가 필요하다.

바닥면적 300㎡ 이상 교회, 사찰 등 종교집회장과 모텔 등은 커튼, 카펫, 벽지 등에 대해 불에 잘 타지 않도록 방염처리를 해야 영업을 할 수 있다.

소방당국은 오는 5월 29일까지 이 기준을 맞추지 못할 경우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며 설치권고를 계속 어기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업주들은 소방기준을 맞출 경우 건물개조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불가피해져 업소문을 닫으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이는 업소면적이 넓거나 고층일수록 개조비용은 더욱 많이 들어 업체의 경제적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소방 설비업체는 변경 소방기준을 맞추려면 45평 업소의 경우 피난계단, 비상구, 부속실 설치 등에 5000여 만원의 추가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 지어진 건물에 있는 업소들 역시 건폐·용적률 등을 따지다 보면 바뀐 소방법령에 맞게 구조를 바꿀 수 없는 경우도 있다.이미 대전 155개 업소와 충남 135개 업소는 폐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종규(74) 대한숙박업협회 대전시지회장은 “영세업주가 대부분으로 경제적 부담이 커 폐업을 고려하는 업주가 속출하고 있다”며 “개정소방법의 시행을 2년간 연장하는 건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