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과 핵심을 제쳐두고 부수적인 것에 온 신경과 정열을 쏟는 일을 우리네 주변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아마도 이런 비유는 계층 갈등과 위화감을 초래하는 사교육열풍에서도 어느 정도 맞는 말이 아닐까싶다.
교육의 목적은 무엇일까? 학교는 무엇을 해야하는 곳일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음처럼 말할 것이다. “교육의 목적? 아, 그거야 사람다운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필요한 지식을 가르쳐서 인격완성과 자아실현을 돕는 곳이 학교가 아닐까”라고.
하지만 이러한 판에 박힌 답변속에 우리 스스로 학교현실의 모습을 돌아보면 자괴감과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 새벽같이 학교에 등교하여 입시문제 풀이와 대학별 출제경향을 따지는 학교에서는 ‘전인교육’이란 말이 공허하고 구태의연하게 느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언론에서는 ‘공교육의 붕괴’니 ‘교육이민’, ‘족집게 과외’니하는 용어들로 부귀영화를 꿈꾸는 입신출세위주의 교육병폐를 지적하고 있다. 이같은 교육 병폐를 치유하기 위한 방향은 교육의 목적에 대한 재성찰을 통하여 본질(Essence)과 기본(Basics)을 찾는데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교육의 목적은 크게 외재적 목적과 내재적 목적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교육을 통해 일류학교 진학과 좋은 직장선택을 이루고자하는 것은 교육의 외재적 목적에 해당되는 것이며, 새지식의 탐구와 깨달음의 즐거움을 얻고 지성적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면 이는 내재적 목적에 해당된다. 미래의 학교는 학습자를 지성적 민주시민으로 키워가도록 지식탐구의 기쁨을 체험시키는 것을 중시해야 한다. 그 결과 자아실현과 인격완성 및 사회발전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사회인이 길러지는 것이다. 이로써 교육의 외재적 목적과 내재적 목적의 조화로운 달성도 가능하다.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는 열린 가능성과 창조적 지식이 중시되며, 개개인의 행복한 삶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세상이다. 학교교육은 우리의 삶을 보다 의미있고 행복하도록 치밀한 계획속에 실천해야 하며, 학습자에게는 교육의 온 과정이 기쁨으로 충만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 2세들을 ‘이웃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영혼의 소유자’로 키워갈 때, 우리에게 더 이상 ‘견지망월하는 학교교육’이란 말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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