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여전히 정부나 언론은 농촌의 어려움을 대변해주기 보다는 농산물수입 개방의 당위성만을 주장하고 있어 안타깝다.
쌀개방을 찬성하는 쪽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내세우는 논리는 ‘우리쌀은 국제경쟁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우리보다 규모가 150배가 큰 미국의 쌀 농가도 경쟁력이 있어 싼값에 쌀을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등 OECD 대부분 국가들은 막대한 정부보조금을 쏟아 부어 자국의 농업을 보호한다. 미국의 쌀 재배 농가는 호당 1억원이 넘는 보조금을 지원 받고 있으며 정부보조금이 지원되지 않으면 쌀을 생산할 수 없다.
미국쌀이 우리쌀과 같은 경쟁력을 갖추려면 4~5배 싼 가격이 아니라 150배 싸야한다. 이에 따라 쌀시장이 개방되는 시점에서 우리도 쌀값 등 농산물 가격 지지정책과 병행해 사회복지 차원의 별도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와함께 쌀을 장기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 체계적인 유통으로 제값을 받고 판매하는 시스템 구축도 시급하다. 미국과 일본등에서는 이미 저온저장시설이 돼있으나 우리의 경우 정부의 투자는 지지부진하다. 친환경·고품질쌀을 생산해놓고 보관할 장소가 없어서 야적을 하고 온도조절이 안되는 재래식 창고에 보관하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세계적으로 쌀을 비롯한 농산물들의 시장 개방은 거스를수 없는 대세다. 그러나 주식인 쌀에 관한한은 보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단순히 경제적인 논리로 품질과 가격을 논할 것이 아니라 농촌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품종의 개량, 유통 시스템 등의 구축등을 통해 우리의 먹거리를 지키는 일에 정부와 언론이 앞장섰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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