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이런 유모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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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이런 유모 없나요?”

■ 내니 맥피 주 연 : 엠마 톰슨, 콜린 퍼스

  • 승인 2006-02-03 00:00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가족의 소중함 전달… 어른들을 위한 ‘로맨틱 판타지’
영국식 유머. 화사한 파스텔톤 영상. 따뜻한 감수성 가득




엠마 톰슨 그리고 워킹 타이틀. 이
둘을 알면 ‘내니 맥피: 우리 유모는 마법사’(Nanny Mcpee)의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힌다.

엠마 톰슨은 영국 아카데미, 미국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 전미 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을 휩쓴 영국 출신의 명배우다. ‘센스 센서빌리티’로 아카데미 최우수 각색상을 받을 만큼 글재주도 뛰어나다. 영국의 동화책 ‘간호사 마틸다’(Nurse Matilda)를 영화화하자고 제작자에게 제안하고, 시나리오를 직접 썼으며, 주인공 맥피를 연기한 사람, 바로 톰슨이다.

워킹 타이틀은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브리짓 존스의 일기’ ‘러브 액츄얼리’ ‘노팅힐’ 등을 만든 영화사다. 따라서 ‘내니 맥피…’가 톰슨의 영국식 유머, 워킹 타이틀의 화사한 파스텔톤 영상, 따뜻한 감수성으로 어우러진 건 당연하다. 톰슨이나 콜린 퍼스 같은 명배우의 열연은 보너스다.

아내를 일찍 여의고 올망졸망 일곱 아이를 키우는 홀아비 세드릭(콜린 퍼스). 많은 아이들을 키우느라 재정도 일찍 바닥나 아내의 고모인 아델라이드 백작부인의 원조가 없다면 거리로 나앉게 될 판이다. 아델라이드 백작부인은 세드릭이 혼자 아이들을 키우는 걸 못마땅히 여겨, 원조를 끊겠다는 걸 무기로 결혼을 종용한다.

한편 아빠의 속사정을 모른 채, 아빠가 자신들에겐 신경을 안쓰고 새 장가를 들 생각만 한다고 여기는 아이들. 상상도 못할 말썽을 부려 유모가 오는 족족 쫓아낸다. 아이들의 악동 짓이 알려지면서 더 이상 이 집에 유모로 오겠다는 사람도 없다. 그런데 어느 날, 신비한 힘을 가진 유모 맥피가 이 집에 홀연히 나타난다.

코밑과 턱 밑에 난 커다란 사마귀 점, 입술 밖으로 삐죽 나온 뻐드렁니, 지팡이는 누가 봐도 평범한 여인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항상 말을 아끼는 조용한 말투에 상대방으로 하여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조언하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특히 지팡이로 마룻바닥을 ‘퉁’하고 내려치면 신비한 일들이 일어난다.

그리고 기적과도 같은 마법은 가족의 마음이 하나가 되어야만 이루어진다고 들려준다. 우스꽝스런 맥피의 모습과 장난꾸러기 아이들의 악동 짓에 웃다보면 어느 새 가족이란 무엇인지,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끼게 된다.

영화가 끝날 때쯤, 맥피가 아이들의 죽은 엄마가 앉았다는 분홍색 의자에 인사를 한 뒤 떠나는 장면은 맥피가 어디서, 왜 왔는지를 짐작케 한다.

아이들이 좋아할 영화이긴 하지만 어린이용 영화로 여겼다간 큰 코 다친다. 사실 이 영화는 어른들을 위한 로맨틱 판타지 동화다.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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