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 상부구조 혁신과 선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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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상부구조 혁신과 선진사회

  • 승인 2006-02-02 00:00
  • 류덕위 한밭대 경상대학장류덕위 한밭대 경상대학장
세계화의 물결이 거세지면서 선?후진국간??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선진국은 국민이 제대로 대접받는 사회다. 법과 제도에 의해 자유와 권리를 보호받고 다양한 복지제도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다.

후진사회에서는 국민들이 절대빈곤에 시달리고, 열악한 교육과 주거, 자유의 억압 등으로 고통 받고 있다. 동남아와 아프리카 등의 후진지역을 방문해보면 수많은 어린이들이 “안녕하세요, 원 달러!”를 외치면서 손을 내미는 것을 볼 수 있다. 해방과 6?5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세계 최빈국이었던 우리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다행히도 민족적 역량의 결집으로 반세기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하였다. 반도체, LCD, 조선 등의 생산량과 인터넷과 핸드폰 보급률은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우리의 압축성장으로 선진국이 300년에 걸쳐 이룩한 경제성과를 40년 만에 달성하였다. 생산력과 투자 등 경제적 측면인 하부구조가 비약적인 성장을 한 반면, 보수적 법칙이 작동하는 정치와 행정, 의식구조, 사회시스템 등의 상부구조는 변화가 느려 지속적인 발전의 장애가 되고 있다.

국가경쟁력 평가기관인 국제경영개발원(IMD)과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기술력과 발전인프라는 우수한 반면, 공공기관분야의 경쟁력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종합순위에서 IMD 29위, WEF 17위였으나 부정부패는 33위와 52위, 노사관계 적대성은 60위와 81위를 각각 기록하였다. 우리사회가 선진사회로 도약하려면 상부구조의 혁신이 시급함을 알 수 있다.

첫째, 작지만 강한 정부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세계적인 신자유주의와 구조개혁의 물결 속에 선진국들은 작은 정부를 지향하면서 대국민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금융부문과 기업부문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슬림화로 국제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다. 그러나 참여정부 출범이후 지난해까지 공무원 숫자가 약 2만2400명 증가했고 금년에도 1만1200여명이 늘어날 예정이다. 공무원 수를 늘린다고 일 잘하는 정부가 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규제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저비용 고효율 정치를 구현해야 한다. 그 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정치는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치의 투명성과 효율성 향상을 위한 노력은 있었으나, 음성적인 정치자금제공과 이권개입, 의원회비 인상, 무급과 봉사로 시작했던 지방의원들의 유급화 등으로 저비용 정치에 역행하고 있다.

셋째, 사회의 도덕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축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후쿠야마의 지적처럼 미래는 신뢰(Trust)사회이며, 21세기 경쟁력의 원천은 진실성과 신뢰를 기본으로 하는 사회적 자본이다.

미국의 엔론사태, 황우석 파동 등에서 보듯이 도덕성과 신뢰성의 상실은 엄청난 사회?경제??비용을 초래한다. 건강한 공동체를 위한 지도층의 솔선수범, 학생과 시민대상의 교육 강화, 제도정비와 시스템개혁이 중요하다. 상부구조를 혁신하고 사회적 자본을 쌓는 노력이 강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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