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칼럼] 전기와 유비쿼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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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칼럼] 전기와 유비쿼터스

  • 승인 2006-01-31 00:00
  • 박성근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박성근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전기(電氣)는 영어로 ‘Electricity’라고 하는데 이는 그리스어 ‘Electron’에서 유래한 말이며 본래는 호박(琥珀)을 의미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장식품으로 쓰고 있던 호박을 헝겊으로 문지르면 작은 물체를 끌어당기는 현상을 발견했고 이것이 최초로 전기현상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로 부터 한참 후인 1821년 패러데이는 전기 모터를 발명하였고 1879년에 전구가 에디슨에 의하여 발명됨으로써 본격적으로 전기가 우리 생활에 자리잡게 되었으며 1887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전등이 경복궁 안에 있는 건천궁에 점화되었다.

경제학자인 미국 MIT 대학의 서로우 교수는 그의 저서 ‘지식의 지배’에서 증기기관에 의한 1차 산업혁명, 전기 발명에 힘입은 2차 산업혁명을 거쳐 인터넷이 주도하는 3차 산업혁명으로 부(富)의 역사적 변천과정을 요약하고 있다. 전기가 본격적으로 사용된 지 불과 200여년이 채 안되었지만 2차 산업혁명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데 이어 3차 산업혁명의 든든한 받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1887년 건천궁에 점화된 우리 나라 최초의 전등은 ‘건달불’이라고도 불렸다는데 그 이유는 당시 동양에서 가장 성능이 뛰어난 발전기를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주 불이 꺼지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연간 정전시간이 호당 18분 내외며 해방 당시 20만 kW에 불과하던 발전설비 용량이 300배 이상 증가한 것을 보면 전기의 양적, 질적 발전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가스 레인지 위에서 끓고 있는 냄비를 깜박 잊고 외출한 주부가 휴대전화의 무선 인터넷 기능을 이용하여 홈 네트워크에 접속하고 버튼 하나로서 문제를 해결하는 TV 광고를 기억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SF 영화나 소설에서 보았던 내용이 현실화되는 생활 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언제 어디서나 IT 기기의 이용이 가능한 유비쿼터스(Ubiquitous) 시대, 지식기반시대의 도래와 함께 전기의 역할은 더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유비쿼터스 시대는 결코 저절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발전기를 돌려 전기가 생산되고 이를 적절한 경로를 통하여 최종 수요자에게 공급되는 일련의 과정에 필요한 각종 시설물 건설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해당 지역 주민의 합의없이는 추진이 불가능한 상황이고 기후 협약을 비롯한 환경문제, 선진국들의 전 세계적인 에너지원 선점 움직임 등 전기를 비롯한 에너지 확보는 국내?외??부터의 엄청난 도전에 당면하고 있다.

이와 같은 어려운 점들을 극복하고 유비쿼터스 시대의 꿈을 실현하기 위하여는 전기를 만드는 사람들만의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일 것 같다. 즉, 신재생 에너지, 수소 에너지와 같은 환경 친화적이고 효율성 높은 기술을 확보하도록 혁신적인 기술 개발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 이며, 이와 병행하여 국민적 합의의 확보 노력과 시민 의식의 성숙화도 필수적이다. 아무리 우리 생활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첨단기술이 개발되더라도 이를 현실적으로 수용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일 것이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에게 달려있는 것이다. 대가없는 결실은 결코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멋진 미래가 우리의 것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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