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새해 첫날이면 산이나 바다를 찾아 태양을 향해 가슴을 내밀며 한 해의 풍요로운 기원과 함께 작게는 가족의 안녕과 자신의 목표를 세우고 크게는 건강하고 풍요로운 나라살림이 이루어지기를 가슴에 담는다.
어쩌면 지난해의 반성할 일들과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기에 우리는 스스로를 찬란히 떠오르고 있는 태양 앞에 자책 했을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1월의 끝자락을 향해 가는 지금 처음의 마음인 초심(初心)을 실천에 하나하나 옮겨가며 자신의 삶에, 자신의 길에 떳떳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불교의 ‘대승기승론’에 각심초기(覺心初起), 심무초상(心無初相)이라는 말이 있다. ‘마음이 처음 일어난 것을 깨우쳐 보니 마음엔 처음의 모습이 없다’는 뜻이다.
즉, 초심(初心)은 매일매일 스스로를 새롭게 다잡지 않으면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없어져 버리는 허상(虛想)인 것이다.
지난해 우리는 참으로 많은 일을 겪었다. 정치인들의 줄기찬 말 바꾸기와 비리들, 안기부 도청사건에 이은 X파일 폭로, 모 대학교수 발언 파문에 기생충 알 김치와 GP총기 난사, 황우석 교수 파문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국민의 존경을 받는 국가 원로의 눈물까지 보았다.
그럼에도 지금은 어떠한가. 정치인들은 당리당략에 의한 줄다리기를 계속하며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하고 있으며, 경제는 불황의 긴 터널에서 좀처럼 헤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서민들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계속 보내고 있다.
오죽하면 이제는 허리띠를 졸라맬 힘조차 없어 못살겠다는 푸념과 탄식이 터져 나오지 않는가. 그만큼 국민들의 삶이 아프고 고달픈 것이다.
얼마 전 모 기관에서 우리 국민들은 얼마나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에서도 74%가 희망이 없다고 답했고, 사회지도층 인사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도 80% 이상이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결과물도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그러나 산다는 것은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기에 병술년(丙戌年)에는 모든 것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온 국민들의 행복한 기대와 마음은 한결 같다.
그렇게 아픈 고통과 고달픔 속에서 아무리 어려워도 자신의 일을 위해, 좀더 나은 국가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긍정의 생각으로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바라건대 이제는 차분히 앉아 힘차게 솟은 태양 앞에 우리들의 머릿속에 떠올렸던 2006년 한해에 해야 할 일들을 다시금 상기해 보자.
그리고 새해 첫날 태양을 바라보며 약속했던 내 자신과 우리가정, 그리고 우리 지역사회와 국가적으로 꼭 이루어야 할 일들을 추려내 보자.
새해를 맞을 때마다 하게 되는 새로운 다짐을 연말이면 회한에 잠겨 또다시 내년을 기약하는 후회를 되풀이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처음의 일어났던 마음, 초심(初心)을 잃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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