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목민학] <316>沈지사의 역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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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민학] <316>沈지사의 역발상?

  • 승인 2006-01-26 00:00
  • 김학용 기자김학용 기자
‘위험한 카드’ 도청 이전 강행 뜻
“당장은 손해봐도 승부수 된다?”
沈지사, 孔子
▲ 김학용 기자
▲ 김학용 기자
정치론 ‘民信’ 좇나




심대평 충남지사가 도청(道廳) 이전 작업에 정말 드라이브를 거는 듯이 보인다. 그는 곧 물러날 도지사일뿐 아니라 지방선거라는 대전(大戰)을 앞둔 신당(국민중심당)의 대표다. 대전-충남이 재통합되지 않는 한, 충남으로 도청을 옮기는 것은 많은 도민들의 바람이지만 후보지가 최종 결정될 경우 당장은 결과에 불만을 갖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후보지 확정으로 심지사와 신당은 올 지방선거에서 후보지 시군을 포함, 몇 군데선 득을 보겠지만 훨씬 더 많은 지역에선 손해볼 가능성이 크다. 충남은 신당이 텃밭으로 노리는 지역이다. 도청 이전은 텃밭은커녕 쑥대밭으로 만들지도 모르는 위험한 수(手)고, 현재로선 불리한 수로 보인다. 때문에 심지사가 정말 도청 이전 작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보는 사람들 중엔 ‘상식(常識)의 저항’을 느끼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혹시 심지사가 도청 이전을 밀어붙이는 척하는 것이거나, 후보지가 최종 확정되기 전에 도지사직을 사퇴하는 방법으로 결국엔 위험을 피해갈 것이란 분석들도 그래서 나온다. 그러나 최근의 움직임을 보면 그럴 가능성은 적아 보인다. 그리고 그런 방법은 오히려 손해가 될 얄팍한 수라는 것을 심지사 자신이 모를 리 없다.

어떤이는 “심지사가 도청 이전을 자신의 치적으로 삼으려 한다”고 말하고, 어떤이는 “도청 이전은 그가 몇 번에 걸쳐 했던, 가장 중요한 공약이었던 만큼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정치인으로서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 해도 그와 신당에게 너무 위험한 수(手) 같다. 그는 정말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한 심지사의 컨셉트는 ‘역발상’과 ‘약속 지키기’로 보인다. 심지사가 도청 후보지를 확정할 경우 탈락 지역에서 엄청난 반발이 일고, 국민중심당도 지방선거에서 손해를 볼 가능성이 분명 있다. 그러나 도청 이전지 확정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심지사와 국민중심당을 심판대의 가운데로 불러들이는 좋은 상품이 될 것이다. 신당에게 불리한 심판대가 될 공산은 크지만 심지사는 ‘아주 어려운 공약을 지켜낸, 신뢰할 만한 정치인’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당장 이번 지방선거에서 손해가 있더라도 그 다음 선거까지 본다면 심지사에겐 이기는 게임이 될 수 있다.



식언을 밥먹듯하는 정치판에서 ‘위험한 약속’을 지키는 것 자체가 정치 신인 심대평의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도청 이전 강행이라는 ‘위험한 카드’를 집어드는 심지사측의 ‘역발상’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아닌가? 노무현 대통령이 예전 국회의원 선거 때 서울에서 출마하면 당선 가능성이 높은 데도 굳이 가능성 낮은 부산 출마를 고집한 정치적 역발상과 유사하다. 심지사는 지방선거에서 시장 군수 몇 자리 더 얻는 것보다 ‘신뢰’라는, 요즘 얻기 힘든 큰 정치적 자산(資産)을 확보하는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지 모른다.

공자는 제자 안연이 어떻게 하면 정치를 잘 하겠느냐고 묻자, 족식(足食·풍부한 경제력), 족병(足兵·튼튼한 국방), 민신(民信·백성의 정치인에 대한 믿음) 3가지를 들었다. 그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족병이고 가장 나중까지 지킬 것은 ‘민신’이라고 하였다. 심지사는 그 ‘민신’을 생각하고 있는지 모른다.

심지사의 도청이전 드라이브가 모두들 이해할 수 없다는 ‘나쁜 카드’를 스스로 집어드는 정치적 ‘역발상’에서 비롯되었든, 아니면 그냥 자신의 말에 대한 책임감에서 나온 것이든 장기적으로 보면 불리한 선택만은 아니다. 정치불신의 시대에, 정치신인이 보여줄 수 있는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그렇다 해도 우리나라 전체의 행정구역 개편 문제가 여전히 유동적인 상태고 특히 지방분권을 위해선 초대(超大)광역행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市-道 쪼개기’를 고착화할 가능성이 큰 도청 이전 자체가 가져오는 국가적·지방적 손익(損益)은 심지사의 그것과는 전혀 다를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그 경우 ‘역발상’의 참신성과 ‘신뢰’는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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