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기 전의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지난 23일 연기군교육청이 꾸며놓은 전통문화체험학습장을 찾아 전의향교 총무 전재현씨로부터 전통예절을 배우고 있다. |
전통문화체험장서 설맞이 특별프로그램 운영
‘지킴·섬김·나눔’ 생활지도·한자교육 등 추진
한·중 교류학습 등 글로벌 에티켓교육도 강화
“마고자가 남자의 실내정장이라면 그 위에 입는 것은 무엇일까요?”(강사)
“두루마기입니다”(학생들)
지난 23일 연기군 전의면에 소재한 전통문화체험학습장. 연기군교육청이 전의초등학교와 통폐합해 빈공간으로 남았던 달성초등학교 건물을 활용, 지역 학생들에게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놓은 이곳에 이날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어린이들의 낭랑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전의초등학교가 해마다 명절을 앞두고 실시해 오고 있는 설맞이 전통예절 특별프로그램에 참가한 40여명 아이들의 목소리다.
이날 동자반, 낭자반으로 나눠 입소한 전의초등학교 5,6학년 어린이들은 한복입기와 전통놀이 등을 체험하며 ‘우리 것’ 배우기에 열성을 보였다.
제사상과 한복모형 등이 전시된 이곳 전통예절실에 입소한 아이들은 특별강사로 초빙된 전의향교 총무 전재현(75)씨가 쉽게 소개하는 전통예절법과 실습에 눈과 귀를 쫑긋 세웠다.
남녀별로 나눠 한복 바르게 입는 법, 제사상 차리기, 상황에 맞는 바른 절하기, 다도예절 익히기 등을 체험한 아이들은 평소 어렵게 여겼던 전통예절이 쉽게 다가왔다며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이 자리에서 상황에 맞는 바른 절이 무엇인지를 익히던 6학년 박새롬(12)양은 “우리나라에 절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신기한 표정을 짓더니 “이번 설에는 어른들께 오늘 익힌 큰 절로 바르게 인사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옆의 전통놀이체험교실에선 다른 어린이들이 우리의 전통놀이 체험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이곳에 입소한 어린이들은 연기향토박물관 임영수관장으로부터 ‘승경도놀이’를 배우느라 여념이 없었다. 조선시대 양반의 자녀교육에 쓰였던 윷놀이를 임관장이 오늘에 맞게 한글로 풀어 보급중인 승경도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조선시대의 관직을 익히며 자연스레 역사공부에 빠지고 있었다.
승경도놀이를 즐긴 이찬영(6학년)군은 “수시로 반전되니까 누가 이길지 몰라 재미있다”며 “놀이를 즐기면서 옛날 벼슬도 알 수 있어 좋았다”고 신나했다.
이곳 전통놀이교실에는 전통놀이 기구제작실이 구비돼 장승과 연, 제기, 새끼꼬기, 쥐불놀이통 등을 직접 만들어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놓았으며 고누, 자치기, 팽이치기, 그네타기, 널뛰기, 공기놀이, 씨름, 윷놀이 등도 할 수 있어 학생들의 전통체험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의초등학교는 교육공동체가 모두 함께하는 생활예절교육 함양을 위해 이같은 설맞이 전통예절특별프로그램 운영과 함께 전통문화체험학습장 입소체험, 그리고 지킴, 섬김, 나눔의 예절교육프로그램을 중점 운영하고 있다.
지킴, 섬김, 나눔의 예절교육프로그램은 맞벌이 가정 증가로 가족간 대화부족으로 기본생활 습관 필요성이 대두되자 학교교육과정과 연계한 프로그램이다. 교과내용을 분석해 생활장면별로 기본생활습관 덕목을 연중 지속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여기에 바른 예절실천을 위해 도교육청 홈페이지의 예절교육 ‘클릭! 예절박사’를 활용해 우수어린이에게 인증서를 수여하고 교실 환경판에 게시, 모범어린이의 행동을 널리 알리고 같이 실천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사회와 연계한 겨울방학 충효예교실 운영으로 전의향교에서 4~6학년 학생 50명을 대상으로 해마다 겨울방학을 이용해 전통예절과 한자교육을 익히고 있다.
어린이들의 글로벌 예절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전의초는 이를 위해 지역 거주 외국인을 국제에티켓 명예교사로 위촉, 글로벌에티켓 교육과 외국의 상황별 국제예절을 가르치고 있다.
또 2005년부터는 중국 천진 홍교구문창궁소학교와 한중교류학습에 나서 양교 어린이가 ‘홈스테이’를 통해 교류하며 양 국가 예절을 배우는 계기를 마련했다.
신정균 교장 인터뷰 “놀이체험 가미 예절습관 정착”
“교육과정에 아이들이 모두 참여해 실천적 예절습관을 정착시키는 한편 전통예절학습장 등을 이용, 기본예절을 익히고 재현시켜 예절 습관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전의초등학교 신정균(57)교장은 학교의 예절교육 목표를 이같이 밝히며 예절교육의 주안점은 어디까지나 학교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신교장은 “경제가 넉넉해지면서 아이들에 대한 과보호 현상이 나타나 예절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진단한 뒤 “부모의 자녀사랑만큼 사회생활에 필요한 자녀의 예절교육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신교장은 특히 “인터넷문화가 발달하면서 우리아이들이 컴퓨터에 매달리다보니 놀이문화가 없어지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아이들이 컴퓨터게임 등에 빠지면서 정적이고 개인적인 성향으로 바뀌는 추세”라며“예절교육과 고유의 전통놀이문화는 공동체의식과 책임감, 사회성을 심어줄 수 있어 전통놀이체험을 가미한 예절교육 확산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신정균 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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