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마다 연평균 3개 이상의 축제를 열다보니 축제가 끝나기도 전에 또 다른 축제를 준비해야 하는 행정낭비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축제의 시장에서 경쟁력에 대한 객관적 분석과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은 전혀 고려치 않고 내용은 물론, 이름까지 모방하여 같은 축제를 전국에서 중복해 치르는 경우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여기에 자치단체장의 선심성 축제로 이용되기까지 하다보니 축제를 통한 내실 있는 상품개발과 지역민을 위한 장은 역시 뒷전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
축제의 목적이 지방마다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이미 축제가 굴뚝 없는 산업으로 지역 경제의 한축이 되고 있음이 분명한데, 이제까지 경제적 이익을 내는 성공한 축제는 몇 군데에 지나지 않는다.
자연을 소재로 한 함평 나비축제, 반딧불축제, 한국 김치의 유래와 전통을 문화상품으로 개발한 강경 젓갈축제, 지역 특산물을 세계화한 금산인삼축제, 지방 화훼산업 육성을 위해 마련된 2002 안면도 국제꽃박람회, 첨단 바이오산업을 주제로 한 오송 국제 바이오엑스포 등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지역이미지를 철저히 분석하고 조사한 숨은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자연을 소재로 깨끗한 환경 이미지까지 자연스럽게 상품화했다.
이러한 소재들은 지역특성에 맞게 재구성하여 타 지자체와 철저히 차별화 하였다. 그리고 준비 단계에서부터 주민들이 참여하여 행사가 이루어졌다.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시와 일본의 오이타현 축제는 급속히 성장하는 문화산업으로서 지역축제의 새로운 모델이 되기에 충분했다.
중점 타깃의 선정과 다양한 툴(도구?TOOL)개발, 차별화된 홍보기획, 홍보전략상 강점?약점?기회 그리고 위협(Strength-weakness-opportunity-threat) 요인의 동시극복도 대단히 중요하다.
이제 지역문화의 계승, 발전은 차치하고서라도 수익 없는 축제, 이름만 갖다 붙인 축제, 주민참여 없는 축제는 통폐합이라도해 내실을 기해야 한다. 그리고 관이 주도하는 지역축제는 대의명분도 없다.
스포츠도시 천안의 이미지와 지역 12개 대학을 충분한 자산으로 삼지 못한 ‘천안흥타령축제’처럼 예산 15억 이상을 쓰고도 지역상품 하나 제대로 못 살리는 그런 축제는 지역에 실익이 없다. 공주 백제문화제는 일본 관광객을 더 불러들일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시작부터 지역경제 파급효과와 대외적인 시너지효과까지 따지고, 지역민을 축제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서는 지역 특성에 기반을 둘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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