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오늘날의 제사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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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오늘날의 제사를 생각해 본다

  • 승인 2006-01-25 00:00
  • 이계창 도룡동 성당 신부이계창 도룡동 성당 신부
제사는 인간 본성의 하나인 효성에서 기인한 것인 만큼 인류시초부터 시작되었을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죽은 이를 위해서 제사를 지낸 공적(公的)기록으로는 요순(堯舜) 시대에 선조에게 제사를 지내게 하였다는 것이 그 효시인 듯하다(BC 2145~2014년경).

그러나 제사는 분명 공자(孔子?BC 551~479)가 마련했을 것이라는 설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공자는 일반인을 위해서는 생전사후(生前死後)를 막론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 천(天)에 대한 종교행사를 대치할 수 있다고 믿은 듯하다.

공자는 조상 섬기는 제사에 있어서 ‘죽은 이 섬기기를 산 이 섬기 듯하며, 이미 죽은 이 섬기기를 아직 살아 있는 듯하라’고 한 원칙을 효의 극치라 하면서, ‘부모 살아 계실 때는 예(禮)로써 섬기고, 죽어선 예(禮)로써 장사지내 주고, 제사도 예(禮)로써 하라’고 하였다. 그 뿐 아니라 공자님은 보통 인간행사 가운데 부모 제사보다 더 큰 일이 없으므로, 가장 큰 불효는 후손이 없는 것이라 하였다.

공자를 숭배하고 조상을 위해 제사를 지내는 배공제조(拜孔祭祖)의 의례는 동양 유교 사회만의 의례였다. 이런 유교 사상의 중국에 유일신의 그리스도교가 중국 사회에 등장하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처음 16세기에 마태오리치 신부를 비롯한 예수회(耶蘇會)는 중국에 선교하면서 조상 제사를 중국 국민들의 전통적인 의례로 보아 별로 문제 삼지 않았으나, 그 뒤 선교방침의 의견차이로 교회의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게 되었다.

유교사회의 조상 제사 의례 같은 예식이 없었던 서양 사회였기에, 이런 의례에 관한 사전 지식이 없었던 교황청으로서는, 교회 창설 이후 처음 제기된 중국 의례 문제의 이단 여부를 신속하게 가려내는 것이란 실로 어려운 문제였다. 마침내 1715년 조상 제사 금지령이 선포되었다.

충격적인 이 금령이 중국 교회에 시달되자, 중국은 정치적 간섭으로 받아들여 마침내 중국 황제는 ‘천주교 금령’을 선포하고 천주교 박해를 국책으로 발동하게 되었다. 이것은 중국에서 전래된 한국교회(1784년 전래)에도 마찬가지였다. 고난의 200여년이 지난 후인 1939년, 조상 제사 의례가 이단과는 관계없는 전통적인 추효의 민간 의식이기에 허용된다는 비오 12세 교황의 훈령이 선포될 때까지, 중국 교회는 물론이요 한국 교회도 박해를 당해야 했고, 많은 신자들이 순교하는 수난의 역사를 겪어야 했다.

‘공자(孔子)를 배(拜)함은 그를 인간의 사범(師範)으로 존경함이요, 조선(祖先)을 제(祭)함은 효도가 그 목적이다.’(康熙帝)

제사는 ‘시대의 변천과 인간의 풍속?정신??바뀐 현시대에 와서는 한갓 조선(祖先)에게 효성을 표시함에 불과한 민간의식 (중국전례에 관한 훈령, 1939.12.8 비오 12세 교황)’이라고 선언하여, 제사의 긍정적인 면이 공적으로 인정되어, 신자들은 자유로운 마음으로 제사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설날이나 추석같은 날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 모였을 때, 제례상을 차려놓고 후손들이 함께 정성스럽게 큰 절을 올리고 오순도순 대화를 나눔은 분명 아름다운 모습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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