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향토인>흐르는 금강따라 ‘글밭명성’ 맥 잇는다

<新 향토인>흐르는 금강따라 ‘글밭명성’ 맥 잇는다

40 공주 <문학인>

  • 승인 2006-01-25 00:00
  • 공주=박종구 기자공주=박종구 기자
문학발전 시발, 공주사범대학 ‘공주문학’등 동인지만도 3종류
조재훈. 한상각씨 문인 1세대 詩 분야 수많은 인재들 배출
소설. 희곡 활동 상대적 취약 강복환씨 아동문학계 등단 눈길


공 주는 민족의 영산 계룡산과 주변에 병풍처럼 드리워진 아름다운 산들, 여기에 공주인들의 젖줄인 금강이 시민들의 정서와 함께 맥을 이어오면서 많은 문학인들을 배출해낸 고장이다. 공주시 북쪽방향으로는 차령산맥이 동서로 비껴나가고 동남쪽 방향으로는 계룡산이 지켜서 있으며 그 사이로 금강이 역시 동서로 스쳐 흘러가는 그야말로 산자수명의 아름다운 도시다.

뿐만 아니라 주변에는 갑사, 신원사, 동학사, 마곡사 등 천년고찰을 비롯해 공산성, 무령왕릉, 우금티 동학혁명탑 등 적잖은 역사적 자취를 품고있는 고풍스런 고장이 공주다. 특히, 삼한시대 이래 널리 알려진 고장으로서 공주의 빼어난 경치를 찬탄한 글이 많이 남아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공주의 경치를 천하제일이라고 읊은 조선조 문호 서거정의 ‘공주십경’이고 그 뒤를 이어 나온 신유의 ‘후십경’도 유명하며 김흥욱의 ‘공산십경’도 있다. 일찍이 신문화 초기 시절 개명공주란 말도 있는데 이것은 공주가 얼마나 문화나 문명을 받아들이고 꽃피움에 있어 선진에 있었는가를 알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 만큼 공주에는 문화, 역사적 자취가 많을 수밖에 없고 거기에 사는 사람들 또한 은근하고 유순한 충청도인의 기질 위에 만만찮은 자존심을 더불어 가질 수밖에 없을 터이다. <편집자 주>



공주에서의 문학 창작의 시발은 공주사범대학으로부터다.
공주사범대학은 1948년 충남 도립 2년제 중등교사 양성기관으로 설립돼 교육은 물론 문학쪽으로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6·25 전쟁의 와중인 1951년 스산한 인간상실의 풍토와 분위기 속에서도 공주사대에 모인 교수, 학생, 지역인사들은 시를 읽고 평하는 시회(詩會)라는 모임을 만들 정도였다는 것.

공주문학의 1세대라면 공주사대 국어과 고 이원구씨(72년 별세·당시 공주사대 교수)를 비롯해 임헌도(공주사범대 교수퇴임)씨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들로부터 배운 임강빈씨, 최원규씨, 임성숙씨, 조재훈씨, 한상각씨 등이 2세대로 등장하면서 문학인들의 활동이 왕성했다.

또, 2세들로부터 문학을 전공한 3세대들을 살펴보면 나태주(장기초등학교 교장)씨, 구중회(공주대 교수)씨, 조동길(공주대 교수)씨, 유병환(공주대 교수)씨, 유병학(공주교대교수 )씨와 이극래 한국문인협회공주지부 회장 등이 공주문학의 뿌리를 내리게 했으며 현재도 공주문학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문인들의 활동에 힘입어 현재 공주에서 발간되고 있는 동인지는 모두 3 종류인데 가장 오래된 것은 여성 동인지로 ‘금강 여성문학’이고 ‘공주 여성문화’가 곧이어 발간됐으며 한국문인협회 공주지부의 ‘공주문학’이 매월 발간돼 공주문학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공주문학의 역사적 판로를 살펴보면 앞서 거론된 조재훈 교수와 한상각 교수의 휘하에서 많은 후학들이 배출돼 전국 각지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주문학계는 여타 부문보다 상대적으로 시 분야와 산문 창작을 하는 많은 인재들이 배출됐는데 원로 수필가 원종린 교수(충남대)와 소설 창작도 하지만 소설의 이론으로 널리 알려진 조동길 교수(공주사대)와의 사이는 문인계에 아주 특별한 관계로 널리 알려졌다는 평이다.

현재 공주출신 문인들이나 공주에서 활약하고 있는 문인들을 살펴보면 80년도 ‘심상’ 신인상으로 데뷔한 구중회 교수가 공주대학 강단에서 후학들을 양성하고 있는데 저서로는 ‘은하수 건너가며 스치는 여름밤’, ‘걸어다니는 명당’, ‘한국에서 온 새 한 마리’, ‘입맞춤에서 가을까지’란 시집이 있다.

권인주씨는 현재 공주금성여고 사회과 교사로 재직중인데 90년 ‘시와 의식’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론 ‘달이 내려다준 노래’가 있으며 대표작으로 ‘그림자’, ‘길고긴 그늘’, ‘고개숙인 오리’, ‘사라진 얼굴’, ‘노랗게 열려서 삽니다’ 등이 있다.

나태주 장기초등학교 교장은 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당선으로 데뷔, ‘대숲아래서’, ‘누님의 가을’, ‘막동리 소묘’, ‘사랑이여 조그만 사랑이여’ 등 20여편의 시집과 ‘빈손의 노래’, ‘추억의 묶음’, ‘손바닦에 쓴 서정시’ 등 10여편의 시선집을 출간했다.

변재열 조치원여고 교장은 공주시 소학동 출신으로 지난해 교육부문 충남문화상을 수상했으며 80년 현대문학 시 추천으로 데뷔했으며 ‘겨울바다’, ‘보이지 않는 강’, ‘멀리서 가까이서’, ‘바람꽃 향기’ 등의 시집을 출간했다.
유근주씨는 50년 시집 ‘투혼에 산다’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전환하는 세대’ ‘항전’ ‘타다남은 꿈’ ‘창백한 얼굴’ 등의 시집이 있다.

유병학 공주교육대학교 교수는 84년 ‘심상’지 신인상으로 당선돼 데뷔했는데 시집 ‘문하나 사이’가 있으며 수필집으로 ‘네들의 등불이 되어’가 출간됐다.

유병환 공주대학교 교수는 73년 ‘현대문학’ 시 추천으로 문단에 데뷔했으며 시집으로는 ‘젊은 날실핏줄들이 뿔뿔이 흩어져간 흔적’이 있으며 연구저서로는 ‘구운몽의 불교사상과 소설미학’이 있다.

이극래(한국문인협회공주지부 회장)씨는 교직에서 은퇴를 했으며 81년 현대문학 시 추천으로 데뷔, ‘하나 둘’이란 시집과 지난 93년 ‘마음의 창을 열고’란 수필집을 출간했으며 공주시문화상을 수상한바 있다.

공주문학의 거목으로 지난 72년 타계한 고 이원구 선생은 유고시집으로 ‘바람의 노래’가 출간됐으며 공주시 웅진동 공설운동장 앞길 문화동산에 시비가 세워져 있다.

이은봉 공주대 교수는 84년 ‘창작과 비평’ 17인 신작시집 ‘마침내 시인이여’로 데뷔, ‘좋은 세상’, ‘봄 여름 가을 겨울’, ‘절망은 어깨동무를 하고’, ‘무엇이 너를 키우니’ 등의 시집이 있으며 평론집으로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시학’, ‘진실의 시학’, ‘시와 생태적 상상력’을 출간했다.

임강빈 선생은 반포출신으로 지난 56년 현대문학 시 추천으로 데뷔했고 ‘당신의 손’, ‘冬木(동목)’, ‘매듭을 풀며’, ‘등나무 아래서’, ‘오늘은 쓸쓸하고 싶다’, ‘버리는 날의 반복’, ‘버들강아지’, ‘비오는 날의 향기’ 등의 시집이 있으며 시선집으로 ‘초록빛에 기대어’가 출간됐고 66년도충남도문학상, 89년 요산문학상, 98년 상화문학상을 수상했다.

임헌도 전 공주대 교수는 1940년 조선일보에 시를 발표하면서 문필활동을 시작해 공주 문인들의 표상이 됐으며 후학들을 대거 배출했다. 시집으로는 ‘묵시록’, ‘청산별곡’, ‘기상도’ 등을 출간한 문인사의 거목으로 꼽혀지고 있으며 한국시조문학상, 충남도문화상(1963년도 학술부문), 항재시조문학상(2000년)을 수상했다.

조재훈 공주대 명예교수는 75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데뷔해 ‘겨울의 꿈’, ‘저문날 빈들의 노래’, ‘불로 또는 물로’라는 시집이 있으며 공주사범대학에서 후학양성에 일생을 받쳤다.

여기에 소설분야에서는 강병철(전 대전·충남 민족작가) 공주 유구중학교 교사가 삶의 문학 동인지에 소설을 발표하면서 창작문화에 맹활약을 하고 있으며 수필분야에서는 ‘노문학청년’을 발표해 문필활동을 시작한 원종린 교수가 공주문인을 대표하고 있다.

이밖에 희곡분야에 있어 신현보 공주예총회장(한일고등학교)이 ‘흐르는 북소리’를 연극 춘추 발표를 계기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표작으로는 ‘탑’, ‘외출’, ‘들꽃’, ‘처용별곡’, ‘만병통치’, ‘생일파티’, ‘광란에 대한 보고서’ 등을 발표했다.

또, 아동문학으로는 강복환(전 충남도 교육감) 선생이 88년 신춘문예 당선으로 데뷔해 활동했다.
한편, 공주의 문인들은 시 분야에 많은 인재들이 발굴돼 공주문학을 달구고 있는 반면 소설, 수필, 희곡 등의 부문은 상대적으로 활동이 미미해 다방면에 고루 많은 인재들이 배출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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