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이상이라면 어린시절 설날에 가졌던 설렘과 추억이 있다. 아이들은 같은 또래의 아이들과 함께 삼삼오오로 동내 어른들을 차례로 찾아뵈어 세배 드리고 세뱃돈을 받던 일, 어른들은 일년을 지내오면서 작은 일 큰 일로 신세를 졌으면 조그만 선물이라도 정성껏 준비하고, 같은 동네에 어려운 이웃이 있어 설을 쇠는데 궁색하게 되면 십시일반으로 도움을 주는 것을 당연시했다.
오늘날은 어떤가? 도시지역에서는 이웃에 누가 사는지 모르고 지내온 건 오래 전이고 심지어는 이웃에 독거노인이 죽은 뒤 며칠 뒤에 발견되는 등의 보도나 뉴스를 자주 접한다. 정말 우리가 무엇 때문에 살고 무엇을 위해 사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나라는 지금 경제력이 세계 10위 수준이고 2만불 시대를 향해 순항 중이고 머지않아 확고한 선진국대열에 선다고 하고 있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문화는 어떤가? 아마 선진국 수준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지난 몇 년간 ARS나 1% 나눔행사 등으로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미국의 예를 보면 1년의 기부금 규모가 GDP의 2%인 1900억여달러(2001년 기준)로 이중 개인기부자들의 기부금이 80% 이상 차지한다는데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는 대목이다.
오늘날 실직, 이혼, 경기침체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려운 이웃이 많이 발생되고 있다. 또한, 상위 10% 가구의 소득이 하위 10%에 비해 15배가 넘을 정도로 불균형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제 며칠후면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이다. 이번 설만큼은 우리 모두가 옛날에 가졌던 ‘설레는 설’ ‘기다려지던 설’ ‘어려운 이웃을 찾아보는 설’이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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