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계룡산 갑사 괴목대신제 오는 31일 개최

<기획>계룡산 갑사 괴목대신제 오는 31일 개최

주민·관광객 한마음되어 마을 무병장수 기원해요

  • 승인 2006-01-24 00:00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매년
▲  공주 국립공원 계룡산 갑사 ‘괴목대신제’가 2005년 2월 11일에 열려 지역주민, 관광객 등 700여명의 참가자들이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며 제를 올리고 있다.    박갑순 기자
▲ 공주 국립공원 계룡산 갑사 ‘괴목대신제’가 2005년 2월 11일에 열려 지역주민, 관광객 등 700여명의 참가자들이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며 제를 올리고 있다. 박갑순 기자
음력 초사흘이면 갑사(주지 장곡 스님)와 사하촌 주민들이 한데 모여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위한 괴목대신제를 지내고 있다.

약 300여년 전부터 1960년대 초까지 행해져 온 괴목대신제는 언제부터인가 마을 주민들에 의해 명맥만 유지돼 오다가 지난 2000년 다시 복원, 지역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문화축제로 승화돼 이루어지고 있다. 괴목대신제에서는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위한 괴목제, 로신제, 장승제에 이어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을 위한 각종 문화공연이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괴목대신제는 공주지역의 전통문화행사로 자리매김했으며 충남도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괴목대신제는 3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갑사 대웅전과 괴목앞, 갑사 집단상가내에서 열린다. 갑사측은 이 날 괴목대신제에 에 참가하는 모든 이들에게 먹거리와 함께 행운권 추첨을 해 푸짐한 상품을 줄 예정이다.



<유래>



갑사동 용천교 입구에 수량이 1600여년이 넘은 괴목이 있다.
갑사의 창건과 역사를 같이 한 이 괴목은 임진왜란때에는 영규대사와 많은 승병들이 모여 그 그늘 밑에서 작전을 세우기도 한 호국불교를 증거하는 신수이다.

300여년 전 어느 날, 갑사 작명등 기름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이를 이상히 여긴 스님들은 어느 날 밤 작명등 기름이 없어지는 이유를 밝히고자 몰래 밤에 장명등을 지키기 시작했는데, 덩치가 큰 누군가가 기름을 훔쳐가는 것을 발견했다. 놀란 스님들이 당장 그 물체를 찾아가니 바로 이 괴목의 당산신이었다.

기름을 훔쳐간 연유를 묻자 당산신은 사람들이 담뱃불로 이 나무의 뿌리에 상처를 냈고,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갑사의 장명등 기름을 가져다 발랐다는 것이다. 그러한 연유를 알게 된 스님들은 마을 사람들과 괴목의 주위를 잘 정리했다. 그 후 갑사의 장명등 기름이 없어지지 않았으며, 마을에 돌았던 역병이 없어져 스님과 마을 주민들은 괴목의 당산신에게 매년 정월 초사흗날 제사를 올렸다고 전해진다.



<의의>

갑사 괴목대신제는 사찰과 마을의 주민 행사 참가자가 하나 돼 오랜 생명력으로 이 지역을 지켜온 괴목에 제사를 지내는 아름다운 우리 전통문화행사다.

마을의 안녕과 나라의 번영을 기원하는 간절하고 소박한 옛 조상들의 마음과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도 소중히 여기는 우리 선조들의 자연사랑과 생명존중의 정신이 깃든 행사이기도 하다. 또한 많은 대중이 동참해 면면히 이어가야 할 대표적 문화행사로 인식되고 있다.



“몇백년 이어온 정초의식 세계문화유산 손색없어”

갑사 장곡스님

불교와 전통종교의 화합. 조화
충남 대표 문화행사 자리매김
지역경제 활성화 등 도움 기대



“괴목대신제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켜도 손색이 없는 자랑스런 우리 문화유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노년층의 일자리 창구인 시니어클럽 본부 6층에 백불아카데미를 개관, 선과 명상, 요가, 불교강좌 등 사회, 문화, 불교적인 시각의 포럼 창립에 여념이 없는 장곡 스님은 괴목대신제의 명맥을 잇기 위해 온갖 정성을 기울여 온 괴목대신제의 산증인.

장곡 스님은 “옛 선인들은 대동제를 지내면서 ‘두레’를 치르며 같이 농사도 짓고 추수도 하고 마을 우물 청소도 하고 집집마다 복을 빌어주는 기원도 해 왔다”며 “사람끼리 부딪혀 살다보면 이해관계가 상충돼 갈등 관계가 형성되기 마련이고 이를 풀어주기 위해 마을마다 당산제를 지내고 노제를 지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곡 스님은 “기존의 민속적인 전통 신앙과 불교 신앙의 갈등과 대립, 화해의 장소, 승과 속의 만남, 민속신앙과 불교 신앙의 접합점으로 ‘당산’이 존재했고 불교와 전통종교의 화해를 추구하는 괴목대신은 바로 ‘당산신’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사상의 화해와 신앙의 화해, 승속의 화해 등 대립과 갈등이 아닌, 조화와 화합의 접점이 바로 괴독대신제라는 것.
장곡 스님은 “반만년 역사가 무색하게 독특함과 정체성이 없고 추석명절이나 구정하면 떠오르는 게 기껏해야 차례, 세배, 당산제, 장승제, 달집태우기 정도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구정 초에 유일무이하게 그 전통을 계승해 오는 것이 바로 갑사의 괴목대신제”라며 “정월 초사흗날 깨끗하게 음식을 차리고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의 위패를 모시고 불교의식, 유교의식, 민속의식이 습합된 괴목제를 지내는 것이 보람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주민들이 화합하고 춤과 음식이 어우러진 가운데 우리 전통제의와 함께 뒤풀이 행사를 하며 아름다운 의식을 선양하는 게 의미있다”며 “몇백년째 이어온 정초의식인 괴목대신제는 충남의 대표적인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하고,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에도 전혀 손색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괴목대신제를 지내기 위해 갑사에 와서 템플스테이를 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고향이 그리워 찾아온 이들에게 민속놀이 프로그램을 제공해줘 고향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작게는 공주시의 세시풍속이지만 충남도의 대표적인 문화행사로서 세계 문화유산에 등록되면 계룡산 이미지도 좋아지고 지자체를 자랑스럽게 알리는 계기도 되지 않을까요?”

“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문화 이미지 고양, 지역민 자부심 고양에 있어서 최고의 효자 노릇을 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장곡 스님은 “전국민들이 정초에는 괴목대신제에 가자고 말 할 정도로 전국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괴목대신제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 장곡 스님
▲ 장곡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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