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에 돈을 벌려면, 아버지가 하는 반대로만 투자하면 100% 돈을 벌 수 있다고 확신했다. 아버지가 소, 돼지 등 가축을 사서 새끼를 키워 팔 시점이 되면 여지없이 가격이 폭락하여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팔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곤 했다. 성공하려면 남들과 반대로 생각하라. 그곳에 돈이 있다.
중요한 건 돈이야, 돈! 이 멍청아!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빌 클린턴이 내건 선거 구호였다. 이는 선거 역사상 가장 탁월한 구호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 부동산 열풍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경제, 부동산 문제를 풀어갈 인물이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지 않을까?
2006년 1월 1일부터 모든 부동산 거래시 이중계약서 작성을 제도적으로 차단하여 부동산 거래를 투명화하고 거래세인 취득세, 등록세는 낮추며, 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는 개인별 합산에서 세대별 합산으로 9억원에서 6억원 이상 과세하여 부담시키겠다고 한다. 1년의 유예기간은 두었지만 1세대 2주택이상 중과세 단일세율 50%를 적용하여 투기적 가수요를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책 입안자들은 부동산에 관한 제도와 시장 그리고 미래를 볼 수 있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정책 수립에 신중을 기해야 하지 않을까?
전체 인구의 1.3%에 불과한 땅 부자들이 토지의 65%를 소유하고 있고 주택보급률이 100%가 넘는데도 불구하고 무주택자가 50%에 이르는 이상 현실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밖에 볼 수 없다. 애매한 부동산중개업자에게 책임을 전가시키거나 일부 투기꾼의 행태가 마치 전체인 양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조심스러운 바람이다. 저금리 정책 기조에 편승하여 돈이 부동산 시장에 흐르도록 좌시한 주체도 바로 정부였고, 단기적인 미봉책으로 시장을 왜곡시킨 원인 제공도 정부에 있다.
지금의 부동산 가격은 실질가치보다 크게 부풀린 버블에 가까운 시점에 와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런 시점에서 무분별한 투자로 낭패 보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부동산 투자가 좋은 투자 방법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지만, 부동산 투자가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여겨져 투자만 하면 무조건 돈이 된다는 굴절된 미다스의 손은 아닌지 투자 주체는 자신의 선택에 신중해야 할 것이다.
부동산 투기 열풍이 지나간 자리엔 서민들의 아픔과 공허만이 있을 뿐이다. 일생을 가난과 싸우다 죽은 해바라기의 화가 고흐와 젊어서부터 갑부로 산 피카소의 삶을 비교하면서 과연 누가 더 행복했을지 생각해 봤다. 피카소는 어떻게 해서 많은 돈을 벌었을까? 문제는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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